스포츠조선

[인터뷰]'공부+복기'로 바쁜 김종부 전 경남 감독, 그가 꿈꾸는 '열린 축구'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20-11-16 06:00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김종부 전 경남FC 감독(55)은 최근 더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지도자로 변신 후 모처럼 갖는 휴식. 이 소중한 시간을 허투루 보내지 않기 위해, 더욱 축구 공부에 열중하고 있다. K리그 경기를 놓치지 않고 챙겨보고 있고, 지난 해 자신이 지휘했던 경남 경기를 다시 보며, 복기 작업에 한창이다. 당초 외국에 나갈 생각도 했는데 코로나19에 발목이 잡혔다. 현장에서 직접 경기를 보지 못하고 영상으로 보고 있지만, 한발 떨어져서 축구를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시야가 넓어진 느낌이다.

김 감독의 2020년 키워드는 반성이다. 그는 지난해 실패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 잘못을 진단하고, 이를 고치기 위한 해법을 찾기 위해 반성, 또 반성하고 있다. 그 중 김 감독이 뼈아프게 느끼는 부분은 선수들과의 관계형성이다. 타고난 축구쟁이인 김 감독은 오랜 기간 경험을 통해 그만의 전술이나 훈련법을 완성해냈다. 이미 경남에서 클래스를 입증했다. 김 감독은 몇몇 방법만 바꾼다면 지금 축구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

문제는 소통이다. 무뚝뚝한 경상도 사나이인 김 감독은 젊은 선수들과 살갑게 지내는데 영 재주가 없다. 김 감독은 "지나서 보니 선수들과 코칭 스태프 사이의 관계를 얼마나 조화롭게 가져가느냐가 가장 중요한 것 같더라. 예전처럼 강압적으로 하는 시대는 지났다. 선수들이 이제 빌드업 적으로 창의력이 많이 좋아졌더라. 예전에는 지도자 생각을 많이 입히고 했는데, 이제는 축구적으로 많이 바뀌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결국 선수들의 생각을 많이 반영시켜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전에는 팀을 열심히 만드는데만 주력했다. 나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러면서 주변을 제대로 챙기지 못했다. 지나고보니 그런 부분이 참 아쉽더라"고 했다.

물론 하루아침에 달라질 수 있는 부분은 아니지만, 김 감독은 1년 간 많은 고민을 통해 나름대로의 대비책을 준비했다. 그는 "아마추어에 있다 프로로 가면서, 도전, 열정, 의욕만 가지고 했다. 물론 성과도 있었지만, 더 높은 곳까지 가기 위해서는 관계적인 테크닉이나, 실리적인 부분도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1년 동안 바깥에서 지켜보고, 내린 결론이다. 이에 맞는 여러가지 구상도 마쳤다"고 했다.

바깥에서 지켜본 K리그는 어땠을까. 김 감독은 전술적, 기술적인 발전을 주목했다. 김 감독은 "빌드업 적인 측면에서 더 좋아졌다. 라인도 더 좁아지고, 더 공격적으로 가고 있다. 사실 지난해 하려고 하다가 실패한 부분이기도 하다. 그때는 선수들의 이해도가 높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는데, 전체적으로 내가 생각했던 축구가 이제 선수들에게 자연스럽게 입혀지고 있는 모습이다. 그런 부분에서 K리그가 전체적으로 수준이 올라간 모습이었다"고 했다.

김 감독은 현장 복귀를 준비 중이다. 김 감독은 말그대로 산전수전공중전까지 겪었다. 아마추어를 시작으로 K3를 지나, K리그2, K리그1, 아시아챔피언스리그까지 경험했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많은 우승을 차지했던 김 감독은 프로 무대에서도 승승장구했다. K리그2에서 승격도 했고, 우승도 해봤다. K리그1에서는 준우승도 차지했다. 꽃길만 걸은 것은 아니었다. 지난해에는 강등까지 겪었다. 한국축구에서 경험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해봤다. 단 한번의 실패로 뜻하지 않은 휴식을 취하게 된 김 감독은 전화위복을 꿈꾸고 있다. 그는 "갖춰진 팀에서 어떻게 해야할지, 만들어가야 할 팀에서 어떻게 해야할지 이제는 길이 보인다. 이 경험을 살려보고 싶다"고 했다.

김 감독은 갈수록 젊은 감독들로 바뀌는 판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젊은 지도자들이 능력이 있다. 아이디어도 좋고, 색깔도 있다. 하지만 아쉬운 것은 준비한 시간이 짧다는 점이다. K리그라는 무대가 만만치 않다. 결코 쉬운 코스가 아니다. 감독들이 자기만의 축구를 만들기에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저들과의 대결에 자신이 있다"고 웃었다.


김 감독은 "이제는 축구적으로나, 소통적으로나 더 열린 축구를 해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남에서 그랬듯, 자신에게 찾아올 또 한번의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소중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2021 신축년(辛丑年) 신년 운세 보러가기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