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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소' 손흥민, 딱딱 맞춰지는 시나리오에 웃는다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20-04-21 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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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손샤인' 손흥민(28·토트넘)이 잠시 군인으로 변신했다.

손흥민은 20일 제주도 해병 9여단에 입소했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병역 특례혜택을 받은 손흥민은 내달 8일까지 약 3주간 군사훈련을 받는다. 유럽발 입국자를 대상으로 한 정부 지침에 따라 2주간의 자가 격리를 마친 손흥민은 일찌감치 언론에 알린대로 조용하게 입소했다. 80여명의 팬들과 취재진이 진을 쳤지만 손흥민은 인사없이 훈련소로 들어갔다. 손흥민은 매니지먼트사인 손앤풋볼리미티드를 통해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인원이 모이는 행사를 자제해야 하고,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기 위해 부득이하게 비공개 입소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제 기초군사훈련을 마치고 난 후 손흥민의 거취에 눈길이 모아진다. 손흥민은 지난달 28일 극비리에 귀국했다. 2월16일 애스턴빌라전에서 오른팔 뼈가 부러진 손흥민은 한국에 돌아와 2월21일 수술을 받았다. 지난달 초 영국으로 돌아가 재활을 진행하던 손흥민은 돌연 극비리 귀국했다. 기초군사훈련을 마무리하기 위해서였다. 손흥민은 기초 군사훈련을 받은 뒤 34개월간 현역 선수 신분을 유지하면서 총 544시간 이상의 봉사활동을 이수하면 병역의 의무를 면제 받는다.

1992년생 손흥민은 올 여름까지 기초군사훈련을 받아야 한다. 당초 손흥민은 시즌 종료 후 기초군사훈련을 받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영국 내 코로나19가 확산되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가 중단됐다. 손흥민은 구단과 협의해 빠르게 기초군사훈련을 받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귀국을 택했다. 손흥민은 해병 9여단 입소를 위해 주소를 본적 춘천에서 제주도로 옮기는 등 철저한 준비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는 그가 그린 그림대로 움직이는 분위기다. 손흥민은 귀국 후 자가 격리 동안 재활에 전념했다. 지난달 3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스테이 세이프(stay safe·안전하게 지내요)'라는 문구와 함께 실내에서 다양한 자세로 운동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과 줄넘기를 하는 동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줄넘기 동영상에서는 오른팔 안쪽에 최근 받은 수술 자국도 선명하게 보였다. 손흥민은 토트넘이 제공한 원격 훈련 프로그램을 소화하며 재활에 힘을 쏟았다. 그 결과 군사 훈련을 받을 정도의 몸상태를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손흥민의 퇴소 시점은 5월8일. EPL의 유력 재개 시점인 6월8일의 딱 한달 전이다. 영국 정부는 지난 16일, 3주간 외출금지 조치를 연장한다고 밝혔다. 이 경우 5월7일이 되면 훈련 재개가 가능하다. 영국에서는 현재 코로나19 확진세가 조금씩 누그러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3월 초 리그가 갑자기 중단되며 두 달 넘게 자가격리돼 경기력이 떨어진 선수들이 몸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적어도 3주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손흥민은 군사훈련까지 마무리하고도, 한달이라는 시간을 얻게 된다.

물론 군사훈련 기간 동안 전혀 다른 근육을 쓴 만큼 부담이 있지만, 쉬었던 다른 선수들의 몸상태를 감안하면 손흥민의 상태는 상대적으로 그리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해리 케인이 팀을 떠날 수도 있다는 초대형 변수가 있는 가운데, 손흥민도 올 시즌 상황에 따라 다음 시즌 거취를 결정한다. 벌써 유럽 언론을 중심으로 이적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다.

코로나19 정국 속 군사훈련이라는 과감한 선택으로, 손흥민은 시간을 벌게됐다. 여름 동안 군문제 없이 거취 문제에 올인할 수 있게 됐다. 이제 관건은 남은 시즌 활약이다. 다행히 리그 재개 시점까지 완벽한 시나리오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분명 호재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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