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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축구는 전쟁이다. "
경기 시작 1시간 전부터 빨간색 유니폼을 맞춰입은 해병대 장병 2000명이 1층 관중석을 가득 메웠다. 해병대 70주년을 맞은 해병대원들이 군가 '팔각모사나이'를 목청껏 부르며 일사불란 응원으로 포항의 승리를 염원했다. 포항 선수단도 해병대 엠블럼을 새긴 빨강 유니폼을 입고 나섰다. 울산 원정석에는 파랑 깃발 물결이 넘실댔다. 어느 때보다 우렁찬 목소리로, 울산 서포터들이 해병대의 함성에 맞섰다. 더비의 중심에서 김도훈 울산 감독은 "우리는 우승을 위해 필요한 승점 3점에만 집중하겠다"고 했다.
전반: '동해안 더비'는 이런 것
전반 13분 완델손의 왼발 슈팅을 김승규가 잡아냈다. 전반 14분 최영준의 패스를 이어받은 박스안으로 쇄도하는 완델손이 박주호에게 파울을 유도했다. 완델손의 프리킥이 울산 수비벽에 막혔다. 전반 20분 '영건' 박정인이 번뜩였다. 포항 수비를 벗긴 후 박스안까지 쇄도해 날린 왼발 슈팅이 골대를 살짝 벗어났다.
전반 29분 코너킥 장면에서 포항의 날카로운 공격이 무산된 직후 울산의 역습이 시작됐다. 김태환의 역습에 이은 강력한 슈팅이 강현무에 막혔다. 전반 33분 완델손의 쇄도를 박주호가 몸 날린 태클로 막아섰다. 전반 35분 심동운의 슈팅이 김승규 품에 안겼다. 전반 38분 이후 포항의 공세가 뜨거웠다. 전반 41분 심동운의 패스를 이어받은 송민규의 날선 슈팅을 김승규가 손끝으로 쳐냈다. 전반 43분 박용우의 슈팅 직전 핸드볼 논란이 있었다. 동해안 더비답게 그라운드가 한껏 달아오른 가운데 득점없이 전반을 마쳤다.
후반: 김태환 선제골, 팔로세비치 PK 동점골, 그리고 이광혁의 역전골
후반 시작과 함께 포항이 강공으로 나섰다. 완델손이 쇄도한 후 흘러나온 볼을 김승규가 가까스로 걷어냈다. 후반 5분, '김도훈의 선택' 김태환의 발끝에서 울산의 선제골이 터졌다. 주니오의 슈팅이 흘러나온 것을 김태환이 가볍게 밀어넣으며 골문을 열었다. 포항은 후반 분, 이수빈을 빼고 허용준을 투입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김기동 감독이 경기전 "오늘 경기 가장 기대되는 선수, 중요한 경기에서 한방해 줄 선수"로 예언했었다. 자력 6강을 위해 이겨야 사는 포항이 동점골을 향해 간절하게 달렸다. 후반 15분 완델손의 역습을 저지하던 울산 센터백 윤영선이 옐로카드를 받았다. 후반 16분 포항은 송민규를 빼고 이광혁을 투입했다. 후반 19분 완델손의 강력한 왼발 슈팅이 골대를 살짝 벗어났다.
후반 22분 울산은 박정인을 빼고 황일수를 투입하며 공격의 속도를 올렸다. 후반 25분 허용준이 날린 회심의 슈팅이 크로스바를 맞혔다.
후반 30분 캡틴 완장을 찬 베테랑 박주호가 11번을 막아냈다 . 후반 31분 황일수의 슈팅이 살짝 벗어났다. 곧바로 이어진 포항의 역습 허용준의 슈팅을 김승규가 막아냈다. 후반 33분 허용준의 헤더 역시 김승규에게 잡혔다. 후반 39분, 결정적인 장면이 나왔다. 문전으로 쇄도하던 완델손을 김창수가 밀었다는 판정에 따라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팔로세비치가 침착하게 성공시키며 1-1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울산은 동점골 허용 직후 후반 42분 박주호를 빼고 주민규를 투입하며 승리의 의지를 분명히 했다. 후반 44분 심동운, 후반 추가시간 허용준의 날선 슈팅을 김승규가 잇달아 선방했다. 그러나 마지막 이광혁의 발끝이 번쩍 빛났다. 기어이 골문을 열었다.
올시즌 1승1패를 나눠가졌던 양팀의 3번째 만남, 최후의 승자는 포항이었다. 포항이 자력으로 상위 스플릿을 확정지었다. 축구는 전쟁이었다.
포항=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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