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상생체육]K리그 산하 공공스포츠클럽, 내구단에서 운동하는 행복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9-09-25 05:59


"프로구단도 공공스포츠클럽 지원 자격이 있습니다. 지역민의 연고의식을 높이고, 사회공헌과 함께 자생력을 확보할 좋은 기회죠."

프로축구연맹은 24일 오전 11시 9월 마지막주 주간 브리핑 주제로 'K리그 주요 정책-공공스포츠클럽'을 내세웠다. 각 지역을 연고 삼고 있는 K리그 산하 프로구단들이 생활체육과 상생하고, 스포츠를 통해 지역민들과 소통하고, 연고의식을 끌어올릴 강력한 솔루션으로 공공스포츠클럽 운영을 적극 독려했다.

대한체육회가 생활체육 활성화를 위해 2013년부터 진행해온 '공공스포츠클럽(종합형 스포츠클럽)' 사업은 지역체육시설을 거점으로 다양한 계층의 회원들에게 다양한 종목의 생활체육 프로그램과 지도자를 제공하는 개방형 비영리법인 스포츠클럽이다. 지역민들이 전생애주기에 걸쳐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기 위한 정책이다.

공공스포츠클럽은 대도시형, 중소도시형이 있다. 인구 20만명 이상 대도시형에는 5종목 이상 운영시설을 확보한 경우 3억원씩 3년을 지원한다. 중소도시형은 인구 20만명 미만, 3종목 이상 운영시설을 확보할 경우 2억 원씩 3년간 지원받는다. 신청자격은 체육시설을 확보한 지자체, 체육관련단체(지방체육회, 프로구단, 종목단체, 체육관련 사회적 협동조합, 체육관련 비영리법인 등), 대학교, 체육중고 등이다.

프로구단이 중소도시형 스포츠클럽을 운영할 경우, 축구를 포함해 3종목 이상의 클럽을 운영해야 하고, 자체시설을 소유하거나, 지자체로부터 시설을 관리위탁받은 후 구단과 별도 비영리 사단법인을 설립해야 한다. K리그 시도민구단의 경우, 대부분 지역내 종합운동장을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만큼 공공스포츠클럽 운영에 가장 중요한 '시설'을 확보하고 있다. '축구교실'과 함께 축구장 인근 체육관, 야구장, 농구장, 아이스링크 등 시설을 지자체로부터 위탁받아 다양한 종목의 전문강사를 초빙해 회원제 클럽을 개설하면 된다. K리그 전구단들이 오랜 유소년 클럽 운영 경험을 통해 스포츠클럽 노하우를 보유한 것 역시 장점으로 꼽힌다.

K리그 구단 산하 스포츠클럽에 가입한 회원들은 자신이 날마다 운동하고, 땀흘리는 'FC○○'에 강한 소속감을 갖게 되고, '내 구단'의 경기를 알아서 찾게 되고, 이는 연고주의 정착에도 큰힘이 될 수 있다.

이종권 프로축구연맹 홍보팀 과장은 "K리그가 공공스포츠클럽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시도민 구단들이 스포츠를 통해 지역민들과 소통하고 연고 의식을 불어넣을 수 있는 최적의 길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시도민 구단 예산으로 성적 경쟁에는 한계가 있다. 순위보다는 지역 밀착, 지역민 환원, 시도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장을 시도민 구단의 정체성으로 삼는다면, 공공스포츠클럽은 최고의 마케팅이 될 수 있다. 자신이 운동하는 스포츠클럽과 구단이 일치될 경우, 팀과 나를 동일시할 가능성은 당연히 높아진다. 관중 증대와 자생력 확보로 연결된다"고 말했다.

연맹은 일본 쇼난 벨마레의 성공 모델을 주목하고 있다. 모기업 후치타공업의 경영 악화로 2000년 시민구단으로 전환, J2리그로 강등된 쇼난 벨마레는 2002년 종합형 스포츠클럽 시작 이후 7년만인 2009년 평균관중이 4500명에서 6500명으로 2000명 이상 증가하는 효과를 봤다. 쇼난 벨마레에는 축구팀 운영을 위한 '주식회사 쇼난 벨마레'와 종합형 스포츠클럽 운영을 위한 '비영리법인 쇼난벨마레 스포츠클럽'이 병존한다. 비영리법인은 U-15 이하 유소년 클럽, 비치발리볼, 소프트볼, 풋살 등의 전문선수팀과 축구, 배구, 육상, 수영 등 다양한 종목의 동호인반을 운영한다. 이 동호인들은 자연스럽게 쇼난 벨마레의 서포터가 된다.


대한체육회는 2013년 이후 현재까지 총 89개소의 공공스포츠클럽을 개설했다. 2019년 21개소 개설을 목표 삼았다. 현장의 속도는 계획보다 더디다. 대한체육회는 공공스포츠클럽 활성화를 위해 향후 '3종목 이상' 기준을 완화해 1종목 이상의 경우 1억 원을 지원하는 등 제도의 장벽을 낮출 방법을 다각도로 고민중이다.

사실 전남, 대전, 안산 등 몇몇 프로구단들이 공공스포츠클럽에 관심을 가졌지만, 결실을 맺지 못했다. '인구 30만명 기준 1시군구, 1개소'라는 공공스포츠클럽의 지원 원칙상 각 시도체육회, 종목단체들과의 갈등 가능성이 상존한다. 프로구단의 지원자격은 있지만, 막상 지역에서 공공스포츠클럽 관리감독 역할을 하는 대한체육회 산하 시도체육회와의 관계는 삐걱댄다. 아마추어 종목 중심의 시도체육회는 공공스포츠클럽에 프로구단이 관심을 갖는 까닭을 이해 못하는 분위기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공공스포츠클럽은 프로구단, 종목 단체, 시도, 학교에 모두 오픈돼 있는데 현장에선 갈등이 있다. 체육회, 시설, 프로구단 등 이해당사자들의 복잡미묘한 관계로 인해 공모를 포기하는 경우도 나온다"고 귀띔했다.

프로와 아마추어, 엘리트와 생활체육의 소통과 상생은 가야할 길이다. 김진형 프로축구연맹 홍보팀장은 "시청내 체육 담당 부서나 시도 체육회가 프로구단과 협업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점, 시민들에게도 더 좋은 복지가 된다는 점을 알아주셨으면 한다"고 했다. 종합운동장을 함께 나눠쓰는 프로축구 시도민 구단과 체조, 육상, 펜싱, 탁구, 빙상 등 다양한 종목을 운영하는 시도체육회가 협업해 공공스포츠클럽을 운영할 경우, 지역민들을 위해 더 다양하고 수준 높은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다.

프로축구연맹은 "2014년 J리그 지역밀착 사례를 벤치마킹한 후 공공스포츠클럽의 장점을 꾸준히 연구하고 전파해왔다. 2016년 생활체육진흥법 시행으로 공공스포츠클럽에 대한 국가와 지자체의 지원근거도 마련된 만큼 각 구단들의 적극적인 의지와 실행이 필요한 때"라며 K리그 구단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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