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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 입대 후 첫선발, 레버쿠젠-제주 출신 류승우"살아있다는 걸 느꼈다"[인터뷰]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9-08-22 06:00



[상주=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살아 있다는 걸 느꼈다."

지난 18일 안방에서 상주 상무가 포항 스틸러스를 2대1로 꺾고 3연승을 달리던 날, 경기장을 빠져나오는 '일병' 류승우(26·상주 상무)의 얼굴이 환했다.

올해 1월 제주 유나이티드를 떠나 입대한 지 7개월, 6월 2일 전북전 후반 교체출전 이후 처음으로 그라운드를 밟았다. 상주 유니폼을 입은 후 올시즌 첫 선발이었다.

2013년 터키 20세 이하 월드컵 8강 직후 도르트문트가 원했던 이 선수는 영리하고 재능충만한 미드필더다. 2013~2014시즌 레버쿠젠 유니폼을 입었고 브라운슈바이크, 빌레펠트에서 주전으로 활약하다 2017년 제주로 돌아온 류승우는 스물여섯에 입대를 결정했다. 75분을 뛰고 나온 류승우는 기분이 좋아보인다는 말에 "살아 있다는 걸 느꼈다"며 활짝 웃었다. 축구선수는 그라운드를 달릴 때 가장 행복하다.

경기 전 김태환 상주 감독은 가장 기대되는 선수로 "류승우"를 지목했다. "어떤 경기력을 보여줄지 나도 궁금하다"고 했다. 지난해 11월 10일 제주-전북전 이후 무려 9개월만의 첫 선발이었다. 류승우는 "훈련소 다녀와서 팀 전술에 적응기간이 필요했다. 선임 형들이 워낙 잘하고 있어서, 저희는 나름대로 적응하는 기간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살림꾼 이규성이 경고누적으로 결장하며 기회를 잡았다. 류승우는 전반 오른쪽 측면에서 바지런히 움직였지만 공격적인 움직임은 눈에 띄지 않았다. "정말 오랜만에 뛰었다. 팀의 조직력이 잘 갖춰져 있는 만큼 수비 조직력에 집중했다"면서 "준비를 한다고 했는데. 전반에는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후반 들어 류승우는 특유의 적극적이고 과감한 움직임으로 공격에 가담했다. 2개의 슈팅을 기록했다. "후반이 되니까 좀 괜찮아지더라"며 웃었다.

경기 후 김태완 감독은 류승우의 활약을 묻는 질문에 "전반에 전술적으로 요구한 것을 잘 이행했다. 아주 못한 것도 아주 잘한 것도 아니지만 경기감각을 익혔다는 것이 긍정적이다. 남은 경기 기대할 부분이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이날 3연승에 힘입어 상주는 대구를 밀어내고 리그 5위로 올라섰다. 주장 김민우, 윤빛가람, 심동운 등 고참들이 내달 17일 전역을 앞둔 상황, 팀의 상위 스플릿을 위해 승점 1점이라도 더 쌓아주고 떠나겠다는 선임들의 투지는 후임들에게도 강력한 동기부여가 되고 있다. 류승우는 "고참들이 나가고 나면 상위 스플릿을 지키는 몫이 우리 후임들에게 있다"고 말했다. "형들이 워낙 잘해주셔서 형들 나간 후에 대한 걱정도 있다. 형들이 끝까지 이뤄내주신 부분을 우리가 잘 지켜가야 한다. 더 좋은 성적으로 마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근호, 이정협, 김호남, 홍 철, 윤빛가람, 박용지 등 수많은 축구선배들이 상주에 와서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이에 대해 류승우는 "상주에선 선수들이 많은 부담을 내려놓고 좀더 도전적으로 임하는 부분이 있다"고 분석했다. 코칭스태프의 전술적 영향력도 빼놓지 않았다. "감독, 코치님들이 K리그에서 접할 수 없는 새로운 전술, 빌드업 부분, 그동안 배우지 못한 것을 세심하게 가르쳐주신다. 새로운 축구를 접하면서 계속 도전하고 발전한다."

도르트문트, 레버쿠젠이 원했던 미드필더 류승우에게 남은 시즌 목표를 물었다. "일단 팀이 상위 스플릿에 올라가는 데 도움이 되고 싶다. 최대한 높은 순위로 올라가는 데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상주 상무의 상위 스플릿 가능성을 묻자 '일병' 류승우가 자신 있게 답했다. "분위기도 좋고 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다. 지금 분위기라면 분명 가능할 것이다."
상주=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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