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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감독의 퇴장과 예고된 징계, 우승 레이스에 어떤 변수가 될까.
김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판정은 존중한다. 다만 감독은 벤치에만 앉아 있는 사람이 아니어서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팀을 위한 행동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 상황을 이해하고 조금 더 객관적으로 바라보려면 전체 맥락을 살펴야 한다. 전반 19분 울산 김태환의 파울로 첫 번째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세징야가 실축하면서 울산이 실점 위기를 넘겼다. 22분 조현우 자책골로 울산이 1-0 리드를 한 가운데 전반 43분 이동경이 경고를 받았다. 손바닥으로 땅을 치며 판정에 항의했다는 이유에서다. 울산 관계자는 "이때부터 감독의 심기가 불편해진 게 아닐까 한다"고 했다.
김 감독은 자세한 내용에 대해선 말을 아꼈지만, 경기 중과 경기 후 심판진과 프로축구연맹측에 페널티 판정이 아닌 일관성에 대한 부분을 적극적으로 어필한 것으로 전해진다. 경기 전 심판진이 직접 언급한 판정 가이드라인(팔에 맞으면 무조건 핸드볼 파울)을 실제 경기에서 따르지 않았고, 형평성에 어긋난 판정도 있었다는 것.
경기 시작 63분만에 두 차례 페널티킥을 허용했다. 지난해 FA컵 결승전 패배와 올해 두 차례 맞대결 무승부를 기록한 뒤 '꼭 잡고 싶은 상대'로 여겨진 대구전이었던 만큼 감독의 경기 몰입도가 어느 때보다 높았을 거라는 이야기도 구단 내부에서 나온다.
울산은 김 감독 퇴장 이후 에드가에게 골을 허용하며 경기를 1대1 무승부로 마쳤다. 김 감독은 "선수들은 끝까지 최선을 다해서 뛰었다. 그런 선수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하루 뒤 스포츠조선과의 전화통화에서도 "그 행동이 잘못됐다는 걸 인정한다"면서 "선수들을 대신해 어필을 하는 과정에서 나온 행동이란 점을 이해해 달라"며 자세를 낮췄다.
하지만, '항의 퇴장'은 대구전 한 경기만이 아니라 향후 우승 레이스에도 적잖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지난 3월 경남 FC 김종부 감독은 과도한 항의로 3경기 출전정지의 징계를 받았다.
김 감독은 당장 16일로 예정된 전북과의 '우승 매치'를 벤치가 아닌 관중석에서 지켜봐야 한다. 엇비슷한 스쿼드를 자랑하는 전북과의 라이벌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같은 날 전북이 포항 스틸러스를 2대1로 꺾으면서 승점이 5점차에서 2점차로 줄었다. 울산이 55점, 전북이 53점이다. 한 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가 뒤바뀔 수 있다.
하지만, 전북도 마냥 김 감독의 상황을 반길 수 있는 입장은 아니다. 전북은 최근 4경기에서 8실점을 할 정도로 수비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올 시즌 전력의 큰 비중을 차지한 윙어 문선민의 포항전 부상, 팀내 최다득점자인 김신욱(상하이 선화)의 이적과 이적생 김승대의 부진 등이 맞물려 상대를 압도하는 '1강'의 위력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전북은 최근 5경기에서 획득가능한 승점 15점 중 9점만을 가져갔다. 같은 5경기에서 승점 11점을 획득한 울산에 역전을 허용했다. 올해 울산과 두 차례 맞대결에선 1무 1패로 열세다. 쉽지 않은 경기가 예상되는 이유. 전북 모라이스 감독은 선두를 탈환하기 위해 김도훈 감독의 빈자리를 최대한 이용해야 하고, 울산은 김도훈 감독의 부재를 슬기롭게 이겨내야 한다. 16일 맞대결 결과가 전북과 울산의 우승 판도를 좌우할 수도 있다.
울산=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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