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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 모았던 김승대 포항 방문, 그가 나가자 불꽃 혈전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9-08-11 21:53



[포항=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김승대의 포항 친정 방문, 큰 임팩트 없이 마무리됐다. 김승대의 새 팀 전북 현대가 어렵게 결승골을 성공시키며 승점 3점을 쌓은 게 소득이라면 소득이었다.

포항 스틸러스와 전북 현대의 K리그1 25라운드 경기가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렸다. 이 경기는 김승대의 포항 방문으로 주목을 받은 경기. 포항 유스 출신으로 2013년부터 잠시 동안의 중국 생활을 제외하면 줄곧 포항에서만 활약한 프랜차이즈 스타였다.

하지만 포항의 주축이던 김승대가 지난달 17일 전북으로 이적한다는 사실이 발표되자, 축구계가 발칵 뒤집혔다. 김신욱이 중국으로 떠나자 급해진 전북이 공격수를 찾았고, 포항과의 이해 관계가 맞아떨어지며 그를 영입했다.

이후 전북 유니폼을 입고 3경기를 뛴 김승대가 이적 후 한 달이 안돼 친정을 방문했다. 김승대 입장에서 포항 스틸야드는 안방처럼 편한 곳이지만, 이제는 홈이 아닌 원정 라커룸을 써야하는 상황이 됐기에 감회가 새로울 수밖에 없었다. 이런 경기에서는 친정 선수단과 팬들 앞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이려는 김승대와 '네가 없어도 우리는 잘할 수 있다'는 포항 선수들의 뜨거운 혈투를 기대해볼 수 있었다. 김승대의 방문을 알았는지,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많은 포항 홈팬들(1만190명)이 경기장을 찾아 열렬한 응원을 보냈다.

하지만 경기는 지루했다. 전반 양팀은 중원에서 서로 공을 빼았기고, 또 빼았기는 힘빠지는 싸움만 벌였다. 포항은 좀처럼 수비 진영에서 공격 진영으로 나가는 패스를 하지 못했다. 전북은 그나마 활로를 뚫어주던 문선민이 부상으로 전반 36분 교체되자 공격이 더욱 부진해졌다. 전반 포항 슈팅 3개, 전북 5개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상대를 위협하는 찬스는 단 한 번도 없었다.

기대를 모았던 김승대도 마찬가지. 최근 경기에서 아직은 새 팀 적응 과정이라고 밝혔는데, 이날도 다른 동료 선수들과의 호흡이 잘 맞지 않는 모습이었다. 이렇다 할 활약 없이 후반 17분 이동국과 교체됐다. 포항 홈팬들은 그라운드를 떠나는 김승대에게 아낌 없는 박수를 보냈다.

싱거웠던 경기는 후반전 들어 조금씩 풀리기 시작했다. 공교롭게도 김승대가 빠지자 양팀 경기에 불이 붙기 시작했다. 이동국이 들어와 중심을 잡아주자 전북 공격이 살아났다. 전북은 후반 26분 로페즈가 행운의 선제골을 터뜨렸다. 호사가 사이드에서 치고 들어가는 걸 포항 수비수가 클리어했는데, 하필 그 공이 문전 쇄도하던 로페즈쪽으로 흘렀고 로페즈가 왼발슛으로 골문을 갈랐다.

선제골을 허용한 포항은 힘이 빠졌고, 전북이 후반 32분 쐐기골을 터뜨렸다. 우측에서 임선영이 올려준 크로스를 받은 한승규가 여유있게 수비와 골키퍼를 제치고 슛을 성공시켰다.


포항은 후반 44분 완델손이 추격의 골을 터뜨렸지만 경기를 뒤집기에는 너무 늦은 상황이었다. 후반 추가 시간 동점을 만들기 위해 총 공세를 펴쳤지만 전북이 이를 잘 막아냈다.

2위 전북은 승점 3점을 쌓아 승점 53점이 됐다. 선두 울산 현대가 대구FC와 1대1로 비겨 승점 1점을 추가하는 데 그쳐 이제 양팀의 승점 차이는 2점으로 줄어들었다.


포항=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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