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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천안→잠실→천안→잠실 총 4번 이사 서울 이랜드, 그들에게 홈은 어디인가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9-08-08 05:30


대전-서울 이랜드전 모습 사진제공=프로축구연맹

[스포츠조선 노주환 기자]잠실→천안→잠실→천안→잠실.

K리그2(2부) 서울 이랜드는 2019년에 총 4번 이사가 불가피하다. 홈 구장(서울올림픽주경기장)과 천안종합운동장(임시 홈구장)을 오가고 있다. 시즌 초 잠실(서울올림픽주경기장)에서 2경기를 치른 후 천안에서 7경기를 했고 8월초 다시 잠실로 올라왔다.

지난 4일 부천FC전이 '컴백 홈' 경기였다. 경기장에서 만난 박공원 서울 이랜드 단장은 "일단 관중을 위한 좌석 같은 시설물은 서울시에서 전국체전 준비로 업그레이드를 해놓았다. 천안과 잠실을 왔다갔다하다보니 구단 사무실 정리가 엉망이다. 손님을 사무실로 초대하기가 민망할 정도다. 이사가 잦다보니 구단 스태프들의 일이 평소 보다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서울 이랜드의 떠돌이 생활은 서울시가 올해 100주년을 맞는 전국체전을 개최하게 되면서 불가피했다. 서울올림픽주경기장을 개보수해야했고, 또 대회 기간 중에도 사용이 불가능했다. 그러면서 한 시즌 4차례 이사라는 보기드문 상황을 맞았다. 각종 물자 이동, 구단 직원들의 천안 체류, 팬 이동 버스 지원 등에 6000만원 이상(추정)의 비용이 들어갈 예정이다. 이사로 인해 불필요한 비용이 발생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서울 이랜드의 잠실 연고지 정착에 큰 아쉬움을 드러낸다. 2014년 9월 이랜드그룹이 팀을 창단했고, 서울의 잠실을 홈으로 야심차게 출발했지만 5시즌째 축구팬들에게 아직 강한 인상을 주지 못하고 있다. 한 전문가는 "서울 이랜드의 성적과 연고지 정착 진행 정도가 둘다 아직 미흡하다"고 말한다. K리그 1부 승격에 실패했고, 또 연고지 정착이 잘 됐다고 보기도 어렵다. 서울 이랜드가 홈을 비운 사이 올림픽주경기장 입구에는 세계적인 뮤지컬 공연을 위한 대형 시설물이 들어섰다. 그 공연장은 흥행에 성공했고, 연장 공연으로 이어졌다. 서울 이랜드 관계자는 "내 집의 소중함을 새삼 느낀다. 누굴 탓할 건 아니지만 축구장을 찾아오는 우리 팬들이 불편하다고 해 좋아할 일은 아니다"고 말했다.

서울 이랜드는 올해 홈 관중 유치에서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떠돌이 신세에도 불구하고 올해 홈 10경기서 평균 2984명(유료관중)을 유치했다. 작년 시즌 평균(689명) 보다 약 2300명 늘었다. 서울 이랜드는 올해 잠실 연고지 정착을 위해 경기장 주변 지역 사회 밀착 사업을 크게 늘렸다.

그렇지만 향후 여건도 결코 녹록지 않다는 얘기들이 돌고 있다. 2020년 5월엔 포뮬러 E 챔피언십(전기차 레이싱) 대회가 잠실올림픽주경기장 일대에서 열릴 예정이다. 서울 이랜드 관계자는 "올해와 비슷한 홈 경기장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높아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아직 포뮬러 E 챔피언십은 확정된 게 아니라 벌써부터 걱정할 건 아니다. 서울시는 이랜드 구단이 연고지 정착을 잘 할 수 있도록 최대한 돕는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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