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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광주 박진섭 감독 "이제 겨울양복 벗지만…1대7 패배 기억하자"

윤진만 기자

기사입력 2019-07-22 15:07


광주 FC 박진섭 감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광주 FC 박진섭 감독이 4개월 가까이 행운을 가져다준 겨울 양복을 벗는다.

박 감독은 광주가 2019년 하나원큐 K리그2 개막 이래 무패 질주를 하는 동안 비가 오나, 폭염이 찾아오나 검정 겨울 양복을 벗지 않았다. 주위에서 건강을 우려해 '그만 벗어도 되지 않겠나'라고 권유해도 경기날이면 어김없이 겨울양복을 꺼내입고 벤치를 지켰다.

이제 그 양복은 원래 자리인 옷장으로 돌아간다. 지난 20일 FC 안양과의 K리그2 20라운드에서 시즌 첫 패배를 당했기 때문이다. 박 감독은 22일 전화인터뷰에서 "겨울 양복을 입을 이유가 없다. 앞으론 징크스 없이 간다. 코치들과 같은 트레이닝복을 입을지, 아니면 편안한 캐쥬얼하게 입을지 아직 정하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압도적인 퍼포먼스로 13승 6무를 기록하던 광주는 전반 3골, 후반 4골 총 7골을 허용하며 1대7로 대패했다. 전반 2분 VAR을 통한 펠리페의 퇴장 번복, 이른 시간 실점, 수비 및 골키퍼의 안일한 대처 등 꼬이고 꼬였던 경기다. 20경기 만에 당한 시즌 첫 패배가 창단 이래 최다골차 패배여서 데미지가 더 크다. 핵심 미드필더인 여 름 등 일부 선수들은 경기를 마치고 눈물을 흘렸다.

광주 홍보팀 이홍주 팀장은 "선수들이 안양전 플레이에 대해 스스로 자책해서 눈물을 흘린 것 같다. 그날 경기 전까지 우리가 7경기 연속 필드골을 허용하지 않았다. 그런데 정신없이 7골을 허용했다. 90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다고 하더라. 자존심이 많이 상한 눈치"라고 말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박 감독은 "지난 2년 동안 준비한 게 한순간에 무너진 기분 때문에 눈물을 흘린 게 아닐까 한다"며 "선수뿐 아니라 저조차 계속해서 무패 행진을 달리면서 수비가 잘 되다 보니 알게 모르게 방심을 했던 것 같다. 준비를 소홀히 하면 이런 패배를 당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된 경기"라고 말했다.

멘털이 흔들릴 법한 상황이지만, 광주 내부에선 "잘 졌다"는 얘기가 나돈다. 내달 17일, 우승 경쟁팀인 부산 아이파크와의 홈 일전을 앞두고 고비를 맞은 게 타이밍상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다. 예방주사를 맞은 셈 치고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자는 분위기다.

박 감독은 "패배를 한 건 물론 좋은 일은 아니다. 패배는 쓰라리고 아프다. 하지만 그 경기로 인해 선수들이 경각심을 가졌을 것이다. 선수들에게도 빨리 잊되, 마음속으로는 안양전 1대7 패배를 기억하자고 이야기했다. 나중에 결과가 말해주겠지만, 좋은 쪽으로 영향을 미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광주는 13승 6무 1패 승점 45점으로 여전히 선두를 달린다. 2위 부산(승점 39점)과의 승점차는 6점. 27일 수원 FC전에서 또 미끄러진다면 3점차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광주 특유의 팀 스피릿을 살려 안양전 패배를 보란 듯이 극복해낸다면 승격 전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광주로서는 수원~전남~부천전을 통해 좋은 분위기를 유지한 상태에서 부산을 만나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다. 두 팀은 지난 5월 맞대결에서 1대1로 비겼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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