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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이+힘'에서 '속도+정교함'으로' 김승대, 전북을 바꿨다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9-07-21 10:11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닥공(닥치고 공격)'으로 유명하지만, 사실 전북의 색깔은 '선 굵은 축구'였다.

중국으로 떠난 최강희 전 감독은 전방 쪽으로 빠르게 볼을 보내는 축구를 선호했다. 측면으로 볼을 전개한 뒤 가운데서 마무리하거나, 아니면 전방에서 떨궈준 볼을 2선에서 결정짓는 것이 전북의 스타일이었다. 선수 구성 역시 이에 맞춰졌다. 김신욱 이동국, 에두 등과 같은 장신 공격수들이 최전방에 포진했고, 로페즈, 레오나르도, 한교원 등과 같이 발빠른 측면 자원이 중용됐다. 물론 이재성 김보경 이승기 등과 같은 테크니션도 존재감을 보였지만, 기본적으로 전북의 공격은 측면과 높이에 초점을 맞춘 것이 사실이었다.

그런 전북에 변화가 찾아왔다. '라인브레이커' 김승대의 합류로 전북은 더 빨라지고 더 정교해졌다. 전북은 2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서울과의 2019년 하나원큐 K리그1 22라운드에서 4대2 승리를 거뒀다. 3위 서울(승점 42)과의 '전설매치'에서 기분 좋은 승점 3을 더한 전북은 승점 48로 선두를 질주했다.

홍정호(전북)와 박동진(서울)이 멀티골을 주고 받으며 팽팽하던 후반 31분, 승부를 결정지은 것은 김승대의 한방이었다. 로페즈의 패스를 받은 김승대는 특유의 라인브레이킹으로 골키퍼와 맞서는 기회를 잡았고, 침착한 오른발 슛으로 결승골을 뽑았다. 포항에서 전북으로 이적하며 여름이적시장에서 가장 주목을 받았던 김승대는 데뷔전 데뷔골을 결승골로 장식했다. 김승대는 이후 로페즈의 추가골까지 도우며 완벽한 데뷔전을 만들었다.

김승대는 이날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김승대는 팀에 합류한지 단 이틀 밖에 되지 않았다. 그나마 제대로 된 훈련은 단 하루 뿐이었다. 그러나 조제 모라이스 전북 감독은 김승대에 대한 신뢰를 보여줬다. 그는 "김승대와 훈련해보니 장점이 많다. 빠르고 센스가 있다.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이라고 했다. 1-1로 전반을 마친 전북은 후반 승부수를 띄웠다. 임선영을 빼고 김승대를 투입했다. 김승대는 낯선 녹색 유니폼에 등번호 9번을 달고 그라운드를 밟았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선 김승대는 낯선 모습과 달리 빠르게 전북 스타일에 녹아들었다. 특히 이동국이 교체아웃된 후반 24분 부터가 백미였다. 전진 배치된 김승대는 특유의 제로톱 움직임을 앞세워 경기 지배력을 높였다. 특히 로페즈와의 호흡이 돋보였다. 김승대는 후반 31분 결승골을 넣었고, 쐐기골까지 만들어냈다. 로페즈, 문선민과 스리톱을 형성한 김승대는 지난 10년간 전북이 보여준 공격 스타일과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유기적인 움직임과 정교한 연계 플레이, 그리고 빠른 속도로 무장한 전북은 훨씬 더 날카로워졌다.

전북은 이미 지난 10일 대구전에서 '뉴 전북'에 대한 힌트를 보여줬다. 김신욱이 빠진 첫 경기였던 대구전에서 전북은 확 달라진 스피드를 보여줬다. 문선민이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맹활약을 펼쳤다. 문선민은 이적 후 이렇다할 임팩트를 남기지 못했다. 김신욱이 가운데 포진한 상황에서는 세컨드볼 싸움에 집중할 수 밖에 없었지만, 김신욱이 빠지고 자신의 장점인 침투를 적극 활용할 수 있게 됐다. 로페즈도 조금씩 살아난 모습이었다.

김승대는 마지막 퍼즐이었다. 김승대가 가세하며 전혀 다른 유형의 스리톱을 구축한 전북은 기존과는 다른 장점을 뿜어냈다. 문선민과 로페즈의 스피드는 극대화됐고, 손준호 정혁 한승규 등이 자리한 2선에서도 창의적인 패스가 계속해서 나왔다. 김승대는 왼쪽 측면과 중앙을 오가며 쉴새없이 공간을 창출해내고, 위협적인 움직임으로 찬스를 만들어냈다. 모라이스 감독도 새로운 공격진에 만족감을 표했다. 그는 경기 후 "지금 전북 선수단 구성을 보면 높이보다는 스피드를 살리는 게 장점인 것 같다. 그렇게 만들고 싶어서 김승대를 영입했다. 이제 전북은 높이보다 스피드 활용도가 큰 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승대의 가세로 더 빨라지고, 더 정교해진 전북. 여기에 새로운 외국인 공격수까지 가세할 경우, 전북의 공격력은 더 완벽해진다. 전북의 우승레이스에 불이 붙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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