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심축이 무너진 대구, 전력 보강이 절실한 상황

[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중심축이 무너진 대구FC, 전력 보강이 필요한 때다.

대구에 위기가 찾아왔다. 대구는 최근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이 이어지고 있다. 일본인 미드필더 츠바사와 수비수 홍정운이 무릎 십자인대 파열로 이탈했다. 이들보다 치명적이지는 않지만, 공격수 에드가도 어깨 골절로 3주 진단을 받은 상태다. 코뼈가 부러져있는 정태욱도 정상 컨디션이 아니다.

이 4명의 선수가 빠진 지난 29일 제주유나이티드전은, 대구가 처한 문제를 단적으로 보여줬다. 어느 팀이건, 주전급 선수들이 부상으로 빠지면 힘들지만 대구는 더 큰 치명상을 입었다는 게 증명됐다.

대구는 힘겨운 최하위 탈출 싸움을 하고 있는 제주에 경기 내내 끌려다녔다. 제주는 4연패에 빠져있었고, 갑작스럽게 경기력이 좋아졌다고 볼 수도 없었다. 하지만 대구는 특유의 빠른 역습 축구를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후방에서 전방으로 나가는 날카로운 패스도 없었고, 전방 공격수들의 움직임도 둔했다. 오히려 제주가 평소 대구가 보여주던 축구를 구사하며 경기를 잘 풀었다. 윤일록이 대구 세징야의 역할을 하며 역습 선봉에 섰고, 후반 선제골까지 터뜨렸다. 사실상 제주가 다 이겼던 경기. 대구는 경기 종료 직전 터진 세징야의 천금같은 동점골로 죽다 살아났다.

아무리 주전 선수 4명이 빠졌다고 해도, 이렇게 다른 경기를 보여줄 수밖에 없었던 것일까. 그것도 최하위팀을 상대로 말이다. 결국 이 4명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했는지를 보여준다. 이 선수들은 대구에서 대체 불가 자원이다. 사람으로 치면 척추 역할을 하는 선수들이다.

먼저 홍정운은 대구 스리백 중앙 수비다. 김우석, 박병현, 한희훈 등 다른 수비수들이 홍정운 중심으로 좌-우측에 번갈이 기용됐다. 중앙에서 홍정운이 붙박이로 수비 라인을 지휘했다. 이 선수가 빠지니 수비 중심이 흔들린다. 정태욱이 정상이었다면 중앙 수비로 나섰겠지만, 정태욱마저 제대로 뛸 수 없어 타격이 더 크다.

핵심은 츠바사 이탈이다. 대구의 역습 축구가 완성되려면 츠바사가 필요하다. 중원에서 적극적인 수비 가담에 이어, 공격진으로 한 번에 찔러주는 롱패스가 일품이었다. 츠바사의 발 끝에서 패스가 나가면, 대구가 자랑하는 에드가-세징야-김대원이 동시에 상대 골문을 향해 뛰어나가고 역습이 전개됐다. 하지만 츠바사 역할을 해줄 선수가 없다. 대구 특유의 빠른 역습 축구가 사라졌다. 제주전을 보면 박한빈이 그 역할을 했는데, 열심히 뛰었지만 츠바사의 플레이와는 분명 차이가 있었다.

에드가 이탈도 문제다. 세징야가 혼자 슈팅 때리랴, 패스 하랴 과부하가 걸렸다. 에드가가 빠지니 타깃맨 역할을 할 사람이 전무하다. 시즌 초반에는 김진혁이 그 역할을 잘해줬지만, 그가 상주 상무에 입대하며 공격진 구성이 애매해졌다.

결국, 대구가 이번 시즌을 버텨내려면 선수 보강이 절실하다. 대구는 그냥 시즌을 마쳐서는 안되는 팀이다. 상위권 세 팀과의 승점 차이가 많이 벌어졌지만, 아직 포기할 단계가 아니다. 그리고 4위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하위팀들이 턱밑에서 추격중이다. 하위 스플릿으로 떨어질 상황에 대한 걱정도 해야한다.

K리그 여름 이적 시장이 지난 28일 열렸다. 한 달의 시간이 있다. 선수층이 두텁지 못하다. 여러 포지션 선수 보강이 시급해 보인다. 과연, 대구가 어떤 결단을 내릴까.


김 용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