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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생 골키퍼'김민정의 첫월드컵"김정미 언니의 18번,기 받았다"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9-06-07 07:12


인터뷰하는 김민정<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김정미 언니의 18번을 받았다. 언니의 기를 받아서 정말 잘하고 싶다."

'1996년생 국대 골키퍼' 김민정(23·인천 현대제철)이 8일 오전 4시 펼쳐질 국제축구연맹(FIFA) 프랑스여자월드컵 프랑스와의 개막전을 앞두고 '한솥밥 선배' 김정미를 떠올렸다.

2003년, 2015년 두 번의 월드컵에 나섰던 '맏언니 수문장' 김정미는 지난달 세 번째 프랑스월드컵 소집 직전 마지막 경기에서 몸을 풀다 아킬레스건을 다쳤다. 김정미의 자리에 소속팀 후배 김민정이 깜짝 발탁됐다. 김정미의 상징이었던 등번호 18번도 그대로 물려받았다. 김민정은 선배 김정미의 따뜻한 응원을 가슴에 새겼다. "정미언니의 18번을 달았다고 하니 언니의 기를 받아서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응원해주셨다"고 했다. "정미언니가 이 월드컵을 얼마나 간절하게 준비했는지 안다, 같은팀 후배로서 여기에 오게 됐고, 언니의 번호까지 물려받게 됐다. 18번을 달고 경기에 나서면 욕을 먹어선 안된다. 18번을 달고 언니보다 못하면 죄송한 일이다. 언니도 속상해할 것이다. 언니의 기를 받아 정말 잘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당찬 막내' 김민정은 센터백 출신이다. 동산정보산업고 2학년 때 '레전드' 유영실 감독의 권유로 골키퍼가 됐다. "진짜 싫었다. 재미도 없고 욕만 먹고… 볼도 무서워하고, 파리 잡느냐고 욕도 많이 먹었다. 많이 혼나면서 많이 배웠다"고 했다. 그렇게 싫었던 골키퍼가 됐고, 결국 골키퍼로 꿈의 월드컵 무대를 밟게 됐다. "언니들이 골키퍼하고 용 됐다고 한다. 필드플레이어였으면 월드컵도 못오고, 대학도 못갔을 거라고 한다"며 웃었다.

'꽁병지TV' 김병지 위원은 인천 현대제철과의 풋살 경기에서 유독 발밑이 좋았던 김민정을 또렷히 기억했다. "처음엔 골키퍼인 줄 몰랐다. 발밑이 정말 좋고 킥도 좋았다"고 했다. 수비수 출신의 빌드업 능력이 단연 발군이다. 윤덕여 감독이 김민정을 스웨덴전에 선발 기용한 이유다. 김민정은 A매치 3번째 경기가 된 스웨덴과의 최종 평가전을 떠올렸다. "오랜만에 A매치를 치렀다. 경기 당일 오전 미팅 때 선발이라는 것을 알았다. 전반에 뭘 했는지도 모르게 시간이 빨리 갔다. 실수도 많이 했다. 후반에 긴장이 풀려서 전반보다는 나았던 것같다"고 했다. A매치 경험은 적지만 현대제철 출신인 수비라인과의 호흡에는 문제가 없다. "(장)슬기언니 (김)혜리언니 (김)도연언니가 늘 경기장에서 많은 이야기를 해준다. 특히 도연언니가 잘했다, 괜찮다고 이야기해줘서 힘이 된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프랑스전 개막전을 뛰게 된다면 어떨까. "상상도 안해봤다"던 김민정은 진지한 표정으로 결연한 각오를 전했다. "4만 8000석, 완전 매진은 처음 경험해본다. 많은 사람들이 지켜본다니 확실히 잘 해야겠다 생각한다. 실수만 하지말자는 생각을 한다"면서 "개막전 선발로 나서게 된다면 처음이자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머리 박고' 뛰어야 한"고 했다. "몸사리지 않겠다. 이 경기가 마지막일 수도 있다. 모든 선수들이 다 똑같은 마음이다. 다음 경기는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내 앞이 놓일 한 경기, 한 경기에 모든 것을 걸겠다"고 다짐했다.
파리=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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