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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꿈이요? 잠도 못 자겠던걸요."
프로 데뷔전에서 곧바로 데뷔골을 터트린 것이다. 매우 어렵기도 하거니와 보기 드문 기록이다. 송환영은 지난 2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서울 이랜드와의 경기에서 후반 46분에 강력한 왼발 슛으로 이랜드 골망을 뒤흔들었다. 이명주와 교체돼 그라운드에 나온 지 겨우 2분 만에 벌어진 일이다.
물론 팀 선배 고무열의 완벽한 도움이 있었다. 고무열은 자신이 넣을 수도 있는 찬스에서 송환영에게 패스를 했다. 하지만 데뷔전 출전 2분만에 갑자기 찾아온 기회에서 당황하지 않고 정확한 슛을 날린 송환영의 침착성과 대범함이 더욱 돋보였다.
그런데 이런 감독의 첫 복안과 달리 송환영에게 기회가 일찍 찾아왔다. 이명주 등 핵심 주전들이 부상을 당하고, 선수들이 지쳐가자 박 감독이 계획보다 일찍 송환영을 호출한 것이다. 2일 이랜드전은 송환영이 처음으로 대기 명단에라도 이름을 올린 날이었다. 며칠 전부터 설레었다고 한다. 송환영은 "솔직히 경기에 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안 했어요. 그저 명단에 내 이름이 올라간 것만으로도 설레서 잠이 안 오더라고요"라며 데뷔전을 앞두고 떨렸던 심경을 전했다.
이날 송환영의 데뷔전-데뷔골이 더욱 특별했던 이유는 바로 부모님, 친척들 앞에서 멋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기 때문. 송환영은 "사실 고향이 천안이고, 집도 이곳 종합운동장 바로 앞쪽이에요. 그 덕분에 부모님이랑 삼촌이 오늘 보러 오셨죠. 경기에 못 나갈 걸 알지만, 가까우니까. 그런데 경기도 나가고 골까지 넣어서 정말 기뻤어요. 제가 힘들어할 때 부모님이 늘 힘이 돼 주셨는데, 약간 보답한 것 같네요"라며 데뷔골이 더욱 특별했던 이유를 밝혔다.
박동혁 감독은 "데뷔전에서의 데뷔골은 정말 힘들다. 송환영이 앞으로 좋은 선수로 성장하길 바란다"는 덕담을 남겼다. 송환영의 목표도 이와 같다. "남들이 못 뛸 때도 뛸 수 있는 그런 선수, 헌신적인 선수로 오랫동안 프로 생활을 하고 싶어요." 송환영의 '어느 멋진 날' 풍경이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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