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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인터뷰]박항서 감독"한-카타르전,축구는 그런 것...안타까웠다"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9-01-29 06:35


29일 오전 박항서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인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귀국했다.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을 아시안컵 8강으로 이끌었다. 밝은 표정으로 입국장을 나서고 있는 박항서 감독. 인천공항=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9.01.29/

박항서 베트남대표팀 감독이 29일 오전 4시55분 인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귀국했다. 이른 새벽 공항에 도착했지만 만면에 미소가 넘쳤다.

한민족의 명절, 설 연휴를 맞아 지난 1년 앞만 보고 달려온 박 감독이 고향 산청에서 가족들과 모처럼의 망중한을 즐길 계획이다.

박 감독은 2017년 10월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 및 23세 이하 팀 사령탑으로 부임한 후 지난해 초 U-23 아시아챔피언십 준우승을 이끌었고,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4강, AFF 스즈키컵 우승에 이어 새해 AFC 아랍에미리트(UAE) 아시안컵에서도 2007년 이후 안방에서 8강에 오른 이후 12년만에 원정 첫 8강에 오르는 역사를 썼다. 따뜻한 아버지 리더십과 어린 선수들의 패기를 북돋우는 전술로 '박항서 매직'을 이어가고 있다. 박 감독 체제에서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베트남 축구는 이제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본선 진출을 목표 삼고 있다. 아래는 박항서 감독의 귀국 기자회견 일문일답이다.
인천공항=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귀국 소감은?

스즈키컵 우승하고 아시안컵까지 3개월 넘게 우리 선수들과 함께 했다. 많이 힘들었다. 지쳤다. 한국에서 가족들과 편히 쉬었다 갈 생각이다.

-2019년 새해 출발이 좋다.

2018년 스즈키컵 잘 마치고 2019년 새해 아시안컵 걱정했는데 조별예선 통과하고 8강까지 올라가서 베트남에서 반응이 좋다. 시작은 좋다. 3월에 U-23 예선전이 있다. 잘 준비해야 한다.

-베트남대표팀의 작년 성적이 좋았다. 원동력은?


우승한 것은 스즈키컵 밖에 없다.(웃음) 나머지는 준우승, 4강, 8강 이다. 작년 한해는 중국대회는 얼떨결에 시작했고 베트남 내에서는 스즈키컵에 관심이 가장 많았다. 저도 가장 신경쓴 경기다. 다행히 우승했다. 끝나자마자 아시안컵 갔는데 아시안컵은 준비 기간도 짧고 처음에는 베트남 내에서도 썩 기대는 안하는 눈치였다. 막상 하니까 2패 당하고 나니까 비판 여론도 나오고 이기니 조용해지고, 원래 다 그런 것같다. (웃음)

-새로운 동기부여 어떻게 하고 계신지

지금 논의중이다. 23세와 A대표팀 함께하다보니 너무 일이 가중되고 끝나고 나면 바로 다음 경기 해야 해서 문제제기가 되고 있다. 정확히 모르겠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지 않나, 베트남내에서도 논의중이다. 결정이 나면 집중과 선택하면 좀 나아질 것이다.

-성인대표팀만 맡는다는 뜻인가?

아직 결정은 안났다. 논의중이다. 베트남 축구협회와 논의중이다. 모르겠다.

-2020년 도쿄올림픽은?

그때는 계약이 끝난다. 일단 3월 예선전 통과해야 하고 내년 1월에 4강 안에 들어가야 한다. 일단 3월 예선 통과해야 한다. 올해 월드컵 예선도 있고 동남아 SEA대회도 있다. 관심이 큰 대회다. 다하게 되면 과부하가 우려되어 논의중이다.

-3월 한국과 A매치 계획은?

그게 또 복잡하다. U-23 대회와 겹친다. 23세 대표가 A대표팀에 7~8명 있다. 하긴 해야 한다. 제가 요구하는 것과 베트남 협회가 일정 잡은 것이 좀 달라서 조율중이다.

-베트남 축구가 눈부시게 성장했다. 스즈키컵 우승 후 체력적으로 힘든 상황에서도 아시안컵에서도 8강에 오른 비결은?

운이 많이 따랐다.(웃음) 사실은 스즈키컵 끝나고 아시안컵 갔을 때는 선수들도 굉장히 스즈키컵에 공을 들였고 올인하다보니 아시안컵에는 동기부여가 목표의식이 좀 떨어졌었다. 제가 선수들에게 메시지를 던져도 스즈키컵때보다는 좀 와닿지 않았다. 이라크전 역전패 당하고 이란한테 지고 분위기 가라앉았다가 예멘 이기고 극적으로 16강 가면서 분위기가 살아났다. 그래서 아시안컵은 사실 운도 많이 따랐다. 감독 입장에서는 준비 기간도 부족했고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피곤했고 메시지를 던져도 굉장히 반응이 느렸는데, 목표달성을 해서 다행이다.

-한국 카타르전 직접 보셨는데.

아부다비에서 비행기를 타게돼 그날 이영진 선생과 함께 관전했다. 선수들이 잘 뛰었는데 상대 중거리 슈팅 한번에... 그래서 축구가 어렵다. 우리가 주도권을 잡았는데 쉽게 상대 골문을 열지 못한 것이 위에서 보면서 안타까웠다. 벤치에 있는 감독과 코칭스태프들은 오죽했겠나.

-아시안컵 8강 후 베트남 국민들이 카타르월드컵을 기대한다.

우리 베트남? 베트남은 아직 그렇게까지….베트남 언론들도 질문한다. 우리는 월드컵 언제 갈 수 있냐고. 그러면 '너 준비돼있냐'고 내가 오히려 반문한다. 준비기간이 필요하다. 당장 여기서 스즈키컵 우승, 아시안컵 8강 했다고 아시아 톱레벨에 들어갔다고 생각지 않는다. 저도 계속적으로 고위 관계자, 언론 통해 앞으로 10년을 준비해야한다. 10~15세 어린 선수들 집중투자해야한다고 말하고 있다. 장기적 계획이 필요하다. 아직은 힘들다.

-장기적 목표를 말씀하시는 것은 재계약을 염두에 두신 건가.

(웃음)1년이나 남았는데 재계약 말하지 마세요. 대표팀 감독이니까 정부에 많은 분들을 만날 기회가 있으니까 그때마다 제가 베트남 축구 유소년 시스템, 장기 플랜, 집중투자에 대한 부분을 말씀드리는 편이다.

-휴식시간은 얼마나 되나?

2월 중순 경에 베트남 들어간다. 바로 캄보디아로 간다. U-22세 동남아대회가 있다. 저는 감독이 아니고 선수들 관찰하러 들어간다.

-한국에서의 계획은?

그냥 쉴 것이다.

-광고 촬영계획 있으신 것 아니신지.

(웃음)제가 한국에서 촬영 하겠습니까? 베트남 가면 하겠지만. 한국에서는 촬영 없는 걸로 안다. 시골에 어머니 나이드신 어머니 뵈러 간다. 가족들 못본지 오래 됐다.

-설 쇠러 오신 거죠

네. 베트남은 구정이 9일동안 휴가다. 1년에 30일 휴가받는데 이 9일은 그 휴가에 포함 안된 휴일이다.

-일본이 준결승에서 이란을 3대0으로 이겼다.

봤다. 2-0까지 이기는 것을 공항 라운지에서 보고 왔다. 축구는 상대성이다. 일본 별로 못하는 것같더니(웃음) 이란하고 하니까 또 잘하더라

-베트남이 8강에서 일본과 경기 잘했는데 아쉽지 않나.

아쉽긴요, 망신 안당한 것만도 다행이다. 0대1로 진것만도 다행이다. 일본이라는 팀은 경험 많고 개인 능력 있는 선수들이 많다. 조직력, 능력치가 경기를 하면할수록 나아진다.

-카타르전 보면서 A매치 준비하신 것 아닌가?

(웃음)손흥민이 우리경기때 오겠나. 해외파 안올 건데… 뻔한건데.(웃음) 베트남은 한국, 일본, 이란과 베트남은 경기할 기회가 없다. 아시아팀들과 하는 것만으로도 경험이 된다. 그 경기를 이겨야 되겠다보다는 우리 선수들이 어리기 때문에 그 선수들에게 경험을 주는 기회로 만들고 싶다. 새롭게 나타난 기회 못가진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고 싶다. 기대 많이 하시니까 최선 다하겠다.

-2019년 목표는?

깊이 생각할 시간이 없었다. 시합이 계속 있었다. 한국에 있으면서 쉬면서 구상해보겠다. 어떤 역할을 맡느냐에 따라 이영진 수석코치는 함께 가겠지만 스태프 변화도 좀 필요하다. 올해 계획, 목표는 머리 식히고 구상해서 준비하겠다.

-국민 여러분께 설인사 부탁드린다.

안녕하십니까. 베트남 축구국가대표팀 감독 박항서입니다. 작년 한해 조국 대한민국 국민께서 격려, 성원 주셔서 제가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뒀습니다. 올해 한해도 최선을 다해서 국민 여러분께 좋은 소식 전하도록 하겠다. 2019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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