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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아랍에미리트)=박찬준 기자]졌지만 잘싸웠다. 상투적이지만 이보다 더 정확한 표현은 없을 듯 하다.
하지만 상승세를 타고 있는 베트남을 주목하는 시선도 많았다. 이유는 역시 '박항서 매직'이었다. 박 감독은 매경기 치밀한 준비와 탁월한 용병술로 깜짝 승리를 거머쥐었다. 여기에 박 감독은 일본을 이긴 경험이 있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조별리그에서 일본에 1대0으로 이겼다. 베트남 축구 역사상 일본을 꺾은 최초의 순간이었다. 박 감독은 특유의 어퍼컷 세리머니로 승리를 자축했다. 당시 일본의 감독은 지금 일본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이다.
경기 전 분위기는 뜨거웠다. 이번 대회 유일의 한국인 지도자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이 일본을 만나며, 베트남 뿐만 아니라 한국까지 들썩였다. 흡사 한-일전을 방불케하는 분위기였다. 경기 전 기자회견장은 일본, 베트남, 한국기자들로 뒤섞여 빈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였다. 박 감독은 너무 뜨거워진 분위기를 경계하는 모습이다. 그는 "내 조국은 대한민국이지만 지금은 베트남 대표팀 감독으로 있다. 여러가지 한국, 일본의 관심이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 베트남 감독이라는 것이다. 베트남 대표팀 감독으로의 역할을 착실히 하는게 내 책임과 의무다. 거기에 집중할 생각"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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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이 시작됐다. 베트남은 박 감독의 말대로 두려움 없이 싸웠다. 초반부터 강하게 밀어붙였다. 일본은 콩푸엉을 중심으로 한 베트남의 역습에 당황했다. 운도 따랐다. 전반 24분 요시다에게 헤딩 선제골을 내줬지만 VAR(비디오판독) 결과 노골로 인정됐다. 베트남은 이후 여러차례 결정적 기회를 만들었다. 결정력이 아쉬운 부분이었다. 후반 들어서도 베트남의 선전은 계속됐다. 하지만 VAR로 울었다. VAR 판독 결과 페널티킥을 내줬다. 베트남은 남은 시간 사력을 다했지만 끝내 동점을 만들지 못했다.
박 감독과 베트남의 위대한 도전도 여기서 마무리됐다. 비록 일본에 패했지만, 아무도 박 감독의 여정을 실패라 하지 않는다. 매경기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싸운 모습에, 비록 국적은 다르지만, 뜨거운 감동을 느꼈다. 베트남을 이렇게 만든 박 감독이 자랑스러웠다. 박 감독과 베트남에 박수를 보낸다.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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