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졌잘싸' 베트남, 하지만 험난해진 박항서 매직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9-01-09 05:00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대표팀과 이라크의 2019 아시안컵 D조 조별리그 1차전이 8일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자예드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박항서 감독이 후반 이라크 후맘에게 2대2 동점골을 허용한 후 이영진 코치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아부다비(아랍에미리트)=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8.01.08/

졌지만 잘싸웠다.

딱 베트남을 두고 하는 말이다. 베트남은 8일(한국시각)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자예드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라크와의 2019년 UAE아시안컵 조별리그 D조 1차전에서 2대3으로 역전패를 당했다. 그야말로 아쉬운 승부였다. 10년만에 스즈키컵 우승을 차지하는 등 아무리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는 베트남(국제축구연맹(FIFA)랭킹 100위)이지만, 상대는 '중동의 복병' 이라크(FIFA랭킹 88위)였다. 객관적 분석에서 이라크 쪽으로 쏠리는 매치업이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전혀 다른 그림이 나왔다. 베트남은 선제골에 이어 다시 한번 리드를 잡는 골까지 터뜨리며 경기를 주도했다. 이라크는 베트남의 빠른 역습에 당황했다. 대회 초반을 강타하는 이변의 바람이 베트남에게까지 이어지는 듯 했다. 하지만 베트남은 마지막 통한의 1분을 넘지 못하고 무릎을 꿇었다. 추가시간 아드난에게 프리킥 골을 내주며 아쉬운 패배를 당했다.

내용은 만족스러웠지만, 결과까지 얻지 못했다. 베트남의 이라크전 목표는 승점이었다. 3점이 어렵다면, 1점이라도 가져오려고 했다. 이란, 이라크, 예멘과 함께 D조에 속한 베트남은 3~4위 전력으로 분류됐다. 24개국이 참가하는 이번 아시안컵은 상위 1, 2위팀이 16강에 오르고, 3위팀 중 성적이 좋은 4팀에 추가로 16강 대진에 합류하게 된다. 베트남이 현실적으로 노릴 수 있는 것은 3위로 16강에 오르는 길이었다. 예멘을 잡는다고 하더라도 승점 3만으로는 16강행을 장담하기 어렵다. 확실한 루트는 최소 승점 4점을 확보하는 것이다. 2위까지도 가능한 시나리오다. 그래서 이라크전이 중요했다.

하지만 결과는 통한의 패배였다. 이제 베트남은 이란, 예멘을 상대로 승점 3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 베트남의 2차전 상대는 '강력한 우승후보' 이란이다. 이란은 1차전에서 막강 화력을 과시하며 예멘을 5대0으로 제압했다. 이번 대회 초반 호주, 한국 등 우승후보들이 흔들리는 가운데, 이란은 기대만큼의 경기력을 보여줬다. 베트남 입장에서는 승점을 얻기 쉽지 않다. 반드시 이겨야 하는 예멘전도 심리적 부담감을 떨치지 못한다면 어려운 경기를 할 수도 있다. 두 경기에 대한 분위기를 바꿔버린, 이라크전 결과가 두고두고 아쉬운 이유다.

일단 승승장구하던 박항서 매직은 난관에 부딪혔다. 역시 아시안컵은 쉽지 않은 무대였다. 하지만 포기는 없다. 박 감독은 "최소한 승점 1점을 확보해야 16강 진출을 할 수 있었다. 다음 상대가 강력한 우승후보 이란이다. 오늘 문제점을 잘 보완하겠다. 이란이 강팀이지만 도전자 입장에서 포기하지 않고 전쟁을 치르겠다"고 강조했다.


아부다비(아랍에미리트)=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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