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SC전술보드 in UAE]그나마 제 몫한 '황트리오', 그들의 플레이에 밀집수비 해답있다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9-01-08 15:00



답답했던 필리핀전이었다.

볼을 소유했지만, 위협적이지 않았다. 상대는 밀집수비로 나왔는데, 이를 뚫을만한 세밀함이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선수들의 몸도 무거워보였다. 아직도 정상 궤도에 오르지 못했다. 이긴게 다행인 경기였다. 그나마 희망은 공교롭게도 세명의 황씨성을 가진 선수들이었다. 이들의 플레이는 밀집수비 타파의 키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갓의조' 황의조(감바오사카)는 2019년에도 뜨거웠다. 황의조는 이날 후반 22분 결승골을 터뜨렸다. 문전 앞에서의 침착한 슈팅이 돋보였다. 황의조는 전반 상대의 맨투맨 수비에 다소 고전했지만, 그래도 한국 최고의 스트라이커 다운 마무리 능력을 보여줬다. 한국이 기록한 5개의 유효슈팅 중 4개를 황의조가 기록했다. 빗나간 슈팅도 위협적이었다.

밀집수비를 깰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이른 선제골이다. 결정력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골이 터지면 실점한 팀은 만회하기 위해 보다 공격적으로 나설 수 밖에 없다. 그러면 더 많은 기회가 찾아올 수 있다. 실제 필리핀전도 황의조의 골이 터진 후 공격이 더 살아났다. 황의조의 물오른 결정력은 대표팀의 큰 무기다.

'황소' 황희찬(함부르크)은 필리핀전의 MOM(맨오브더매치)이었다. 의미없는 패스게임 속 답답한 공격을 풀어준 유일한 활로였다. 황희찬은 이날 팀내 가장 많은 일대일 성공 횟수(17번)와 키패스(2번)을 기록했다. 결승골도 황희찬의 침투와 패스에서 나왔다. 물론 투박한 플레이와 패스미스로 기회를 내줄때도 있었지만, 황희찬의 스피드와 돌파는 가장 위협적인 루트였다.

밀집수비를 뚫을 수 있는 해법은 결국 개인전술이다. 축구는 팀스포츠지만, 승부는 개인에서 갈린다. 1대1 싸움에서 승리하다보면 한쪽에 균열이 생기고, 이는 상대 수비 전체를 흔들 수 있다. 성공 여부를 떠나 꾸준히 돌파를 시도하는 황희찬의 플레이 자체는 분명 대표팀 공격 전술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황태자' 황인범(대전)은 후반 분위기를 바꿨다. 기성용(뉴캐슬)의 부상으로 투입된 황인범은 전반과는 다른 플레이로 중원에 힘을 실어줬다. 황인범의 창의적인 패스와 플레이가 살아나자, 한국의 공격도 힘을 받았다. 아직 부상의 여파로 풀타임 소화는 쉽지 않지만, 선이 굵은 기성용과 달리 세밀하고 감각적인 황인범의 패스는 여전히 매력적이다.

1대1 돌파가 되지 않는다면, 다음 방법은 세밀한 패스다. 상대의 밀집에도 틈은 있다. 이 틈 사이에 세밀하고, 창조적인 패스를 넣어준다면 밀집수비는 깨진다. 필리핀전 후반 플레이가 살아난 것은 황인범과 함께 교체투입된 이청용(보훔)까지 바로 이 플레이를 해줬기 때문이다. 2선과 3선을 오가며 좋은 패스를 넣어줄 수 있는 황인범의 존재는 대표팀의 큰 힘이다.


두바이(아랍에미리트)=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한국과 필리핀의 2019 아시안컵 조별예선 1차전 경기가 7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알막툼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황의조가 후반 선제골을 터뜨리며 기쁨을 나누고 있다. 두바이(아랍에미리트)=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9.01.07/



스포츠조선 '유소년 스키육성캠프'

눈으로 보는 동영상 뉴스 핫템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