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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전]승리만큼 중요한 것, 흔들리는 2선의 정리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9-01-07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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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루 벤투 감독은 부임 후 큰 변화를 주지 않았다.

실험 보다는 틀을 완성하는데 집중했다. 일찌감치 전술과 베스트11 윤곽이 나왔다. 4-2-3-1을 바탕으로, 손흥민(토트넘) 남태희(알두하일) 기성용(뉴캐슬) 황희찬(함부르크) 김영권(광저우 헝다) 이 용(전북) 등이 핵심 자원으로 자리잡았다. 물론 유럽파들이 빠진 11월 호주 원정에서는 플랜B를 실험하기도 했지만, 전체적인 틀에서는 큰 변화가 없었다.

하지만 아시안컵을 앞두고 두 자리에 변수가 생겼다. 손흥민이 뛰는 왼쪽 날개와 남태희가 자리하던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다. 손흥민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차출 문제로 14일(이하 한국시각) 맨유와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경기를 치른 후 아시안컵에 합류한다. 이동 스케줄과 피로를 감안하면 조별리그 내내 뛰지 못할 확률이 높다. 벤투 감독 부임 후 전경기에 나서던 남태희는 11월 우즈베키스탄과의 평가전에서 부상으로 쓰러지며, 아시안컵 출전이 좌절됐다.

공교롭게도 모두 2선 자원이다. 2선은 벤투호 최고 장점이었다. 손흥민 황희찬 이재성(홀슈타인 킬) 등 기존의 유럽파에 부활한 이청용(보훔), 신성 황인범(대전) 나상호(광주)까지 등장했다. 2018년 러시아월드컵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 문선민(인천)과 이승우(헬라스 베로나)가 엔트리에서 제외될 정도였다.

하지만 풍부한 자원에도 불구하고 확실하게 손흥민과 남태희의 공백을 메워준 이는 없었다. 벤투 감독은 1일 사우디와의 최종 평가전에서 한번도 쓰지 않았던 스리백 카드까지 실험하며, 둘의 공백 메우기에 나섰지만 결과는 만족스럽지 않았다. 특히 전반에 나섰던 황인범 이청용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고민은 더욱 커졌다. 그 사이 변수가 생겨 나상호가 부상으로 빠지고, 이승우가 합류했다.

7일 필리핀과의 2019년 아랍에미리트(UAE)아시안컵 조별리그 C조 1차전은 손흥민-남태희 부재 해법을 찾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실전이기는 하지만, 필리핀은 C조 최약체로 평가된다. 이후 키르기스스탄, 중국전이 조 1위를 위한 분수령인만큼, 상대적으로 약한 필리핀전은 벤투 감독의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테스트 무대가 될 수 있다. 선제골이 일찍 터진다면 구상한 여러 옵션들을 실험할 수 있다.

일단 벤투 감독은 필리핀전에 황희찬-구자철 카드를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황희찬과 구자철은 사우디전에서 제 몫을 한 몇 안되는 선수다. 황희찬은 마무리에서 아쉬웠지만 폭발력만큼은 단연 돋보였고, 구자철도 안정된 플레이를 펼쳤다. 때에 따라 이재성 이청용 등을 활용한 시프트도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2선이 안정되야 벤투식 지배하는 축구가 더욱 힘을 낼 수 있다. 손흥민과 남태희의 공백을 메우지 못하면 조별리그 전체가 힘들어질 수 있다. 흔들리는 2선의 정리, 필리핀전에서 승리만큼이나 챙겨야 할 과제다.


두바이(아랍에미리트)=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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