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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축구단 아산 무궁화가 창단 2년 만에 K리그2(2부) 정상에 올랐다. 경찰청의 선수 선발 중단으로 존폐위기에 처한 아산은 서울 이랜드를 잡고 조기 우승을 확정했다. 아산 선수단은 우승을 차지하고도 마냥 웃지 못했다.
박동혁 아산 감독(39)은 지난해말 코치에서 감독으로 승격했고, 사령탑 첫 해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그의 '형님 리더십'이 선수들을 어려운 상황에서도 하나로 묶었다. 경찰팀인 아산은 한해에도 선수들이 군제대와 입대로 들고나면서 전력 변동이 심했다. 이명주 주세종 고무열 같은 국가대표급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지만 내무 생활을 병행하기 때문에 선수단 관리가 쉽지 않다. 박동혁 감독은 "선수들이 처한 상황과 능력을 이해하는 게 우선이다. 내 색깔의 축구는 그 다음이다"면서 "우리 선수단은 팀이 처한 위기 상황에서도 하나로 똘똘 뭉쳤다. 끝까지 집중해준 우리 선수들에게 공을 돌리고 싶다"고 말했다.
아산, 경찰청 선수 선발 없이는 2019시즌 승격은 불가
아산 이대로 역사 속으로 사라지면 안 된다
프로연맹은 아산 구단에 이같은 입장을 전달했다. 또 프로연맹은 11월 5일 연맹 이사회를 열어 아산의 향후 거취와 승격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아산 구단은 박성관 대표가 팀을 유지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다. 아산시(오세현 시장)에 시민구단 창단을 요청했다. 아산시는 최근 시민구단 창단을 전향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충남도도 아산 시민 구단에 도움의 손길을 내밀 준비를 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팀 존폐위기를 야기한 경찰청은 아직 공개적으로 책임있는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아산시와 충남도도 입장을 확정한 건 아니다. 아산 구단 경영진과 프로연맹만 팀과 선수들을 위해 발을 벗고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있다. 이대로면 아산 무궁화는 역사 속으로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 박동혁 감독은 "이만큼 잘했고 우승까지 한 팀을 없애야 하는지 의문이 든다. 이런 것들이 헛되지 않게 다시 심사숙고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