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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K리그 위한 제안, 5분더 캠페인 부활하자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8-09-20 05:20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금메달과 벤투호 1기의 훈풍이 K리그로 불어왔다. 15일 울산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K리그1 28라운드 '동해안더비' 울산-포항전엔 1만3224명의 올시즌 최다 관중이 몰렸다. 인천, 부산, 대전도 올시즌 최다 관중을 찍었다.  사진제공=프로축구연맹

K리그가 모처럼 웃고 있다.

2018년 자카르타-팔레방아시안게임 금메달로 시작된 축구 바람은 파울루 벤투 감독의 데뷔전이었던 9월 A매치를 통해 폭발했고, 그 열기는 그대로 K리그로 이어졌다. 28라운드 6경기에 총 4만9655명이 몰렸다. 궂은 날씨에도 평균 8275명이 경기장을 찾았다. 27라운드(4203명)보다 두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온라인에서도 폭발적이었다. 온라인 포털 중계 동시접속자수(평균 2만3417명)는 이번 시즌 전체 평균(1만2648명)의 두배에 달했다.

가장 고무적인 것은 한두명의 스타가 아닌, 축구 자체에 대한 관심이 만들어낸 붐이라는 점이다. 물론 김진야(인천) 김문환(부산) 황인범(아산) 등 아시안게임을 통해 등장한 젊은 스타들을 보기 위한 걸음도 있지만, 팬들의 시선은 '축구'의 재미에 쏠려 있다. 이럴때 일수록 더욱 중요한 것이 경기력이다. 아무리 좋은 마케팅이라도 축구 자체의 재미를 이길 수 없다. 경기가 재미 없으면 팬들이 오지 않는다. 팬들을 열광시킬 만한 재미있는 경기 만이 힘들게 찾아온 축구의 봄을 오랫동안 이어갈 수 있게 해주는 명약이다.

재미있는 경기의 핵심은 '시간'이다. 축구에는 작전타임 브레이크가 없다. 파울을 해도 경기 시계는 멈추지 않는다. 전후반 45분씩, 90분이라는 한정된 시간 속 희노애락이 펼쳐진다. 우리가 열광하던 명장면은 경기 중에 벌어진다. 어필을 하거나, 고의적으로 밖으로 공을 차내거나, 부상으로 누워있는 장면은 데드타임이다. 실제 경기 시간이라 불리는 APT(ACTUAL PLAYING TIME)가 중요한 이유다. APT가 늘어야 경기 품질도 높아지고, 팬들이 보다 박진감 넘치는 경기력을 즐길 수 있다.

K리그는 2010년 '5분 더 캠페인'을 시작했다. 쓰러져 있거나, 어필을 하거나, 고의적으로 밖으로 공을 차내 만드는 데드타임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실제 플레잉 타임을 5분 늘리자는 운동이었다. 성적에서 관중 중심으로 가치를 전환하자는 의미를 담았다. 효과는 컸다. 실제 무승부 경기가 줄어들었고, 파울수도 눈에 띄게 감소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이 그해 프로연맹 관계자들을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의 AFC본부로 초대해 '5분 더 캠페인'의 노하우를 전수받을 만큼 극찬을 받았다. 리그 운영 면에선 아시아 최고를 자부하던 일본 J리그도 무릎을 쳤다. J리그는 지난 2012년부터 각 리그별 APT를 수집해 연말마다 보고서를 공개 중이다.

APT 향상 효과는 설명이 필요없다. 프로연맹은 6월 월드컵 휴식기를 이용해 감독과 심판들을 한 자리에 모아 1박2일로 워크숍을 진행했다. K리그 경기력 향상과 APT 증대를 위한 방안을 함께 모색하고 의견을 개진했다. 다양한 의견들이 쏟아진 가운데, 경기 지연 행위, 폭력적인 행위, 공격자를 방해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후 연맹은 워크숍에서 나온 의견들을 반영해 판정 가이드 라인을 다시 수립하고, 심판진 교육을 실시했다.

효과는 즉각적이었다. 월드컵 휴식기 전이었던 14라운드까지 경기당 2.48골, 경기당 APT 57분56초였던 것이, 월드컵 휴식기 후 28라운드까지 경기당 3.09골, 경기당 APT 59분8초로 늘었다. 현장 지도자, 선수들, 심판들이 함께 만든 결과였다. 팬들이 축구에 대한 관심을 보이는, 지금이야 말로 다시 한번 APT 향상을 위한 노력이 절실할 때다. 필요하면 '5분 더 캠페인'의 부활도 고려할만 하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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