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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가 모처럼 웃고 있다.
재미있는 경기의 핵심은 '시간'이다. 축구에는 작전타임 브레이크가 없다. 파울을 해도 경기 시계는 멈추지 않는다. 전후반 45분씩, 90분이라는 한정된 시간 속 희노애락이 펼쳐진다. 우리가 열광하던 명장면은 경기 중에 벌어진다. 어필을 하거나, 고의적으로 밖으로 공을 차내거나, 부상으로 누워있는 장면은 데드타임이다. 실제 경기 시간이라 불리는 APT(ACTUAL PLAYING TIME)가 중요한 이유다. APT가 늘어야 경기 품질도 높아지고, 팬들이 보다 박진감 넘치는 경기력을 즐길 수 있다.
K리그는 2010년 '5분 더 캠페인'을 시작했다. 쓰러져 있거나, 어필을 하거나, 고의적으로 밖으로 공을 차내 만드는 데드타임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실제 플레잉 타임을 5분 늘리자는 운동이었다. 성적에서 관중 중심으로 가치를 전환하자는 의미를 담았다. 효과는 컸다. 실제 무승부 경기가 줄어들었고, 파울수도 눈에 띄게 감소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이 그해 프로연맹 관계자들을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의 AFC본부로 초대해 '5분 더 캠페인'의 노하우를 전수받을 만큼 극찬을 받았다. 리그 운영 면에선 아시아 최고를 자부하던 일본 J리그도 무릎을 쳤다. J리그는 지난 2012년부터 각 리그별 APT를 수집해 연말마다 보고서를 공개 중이다.
효과는 즉각적이었다. 월드컵 휴식기 전이었던 14라운드까지 경기당 2.48골, 경기당 APT 57분56초였던 것이, 월드컵 휴식기 후 28라운드까지 경기당 3.09골, 경기당 APT 59분8초로 늘었다. 현장 지도자, 선수들, 심판들이 함께 만든 결과였다. 팬들이 축구에 대한 관심을 보이는, 지금이야 말로 다시 한번 APT 향상을 위한 노력이 절실할 때다. 필요하면 '5분 더 캠페인'의 부활도 고려할만 하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