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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다시 도쿄다.
하지만 김 감독은 언제나 그랬듯 실력으로 그 벽을 넘었다. 논란의 와일드카드는 대박을 쳤고, 빠른 전술 변화로 위기 탈출에 성공했다. 철저한 준비를 바탕으로 한 김학범식 리더십은 호평을 받았다. 짧은 준비 기간에도 불구하고 중간 평가에서 만점의 성적표를 받은 김 감독은 롱런의 기반을 마련했다. 팬들의 절대적인 지지 속 흔들림없이 도쿄올림픽을 준비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진짜 도전은 지금부터다. 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도쿄올림픽에 도전하는 김학범호의 첫 관문은 2020년 1월 태국에서 열리는 2020년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이다. 이 대회는 2020년 도쿄올림픽 예선전을 겸한다. 여기서 3위 안에 들어야 세계 최초로 9회 연속 올림픽 본선에 나설 수 있다. 개최국 일본이 4강에 들 경우, 4위도 본선 진출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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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멤버 역시 포지션별 쏠림 현상이 심하다. 중앙 미드필더는 어느때보다도 자원이 풍부하다. 최전방도 나쁘지 않다. 반면 매 대회마다 한국축구의 발목을 잡는 윙백은 이번에도 약점이다. 2017년 U-20 월드컵에 나섰던 멤버 외에 이렇다할 후보군도 없다. 센터백도 준척급은 많지만, 중심을 잡아줄 선수는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하루 빨리 상비군 체제를 가동해야 한다. 어차피 연령대 대표팀의 인재풀은 한정돼 있다. 빨리 소집하고, 자주 모여야 한다. 그래야 포지션 변경도 할 수 있고, 그 속에서 새로운 가능성도 발견할 수 있다.
우리도 빨리 준비해야 한다. 아시안게임에서 겪은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새 틀을 짜야 한다. 김 감독도 벌써 준비에 들어갔다. 아직 구체적인 계획을 짜지는 않았지만, 이번 대회 멤버들의 집중적인 관리를 약속했다. 자신감도 내비쳤다. 김 감독은 "이번에 겪은 문제점을 바로 잡으면 더 좋은 팀으로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에 얻은 경험을 올림픽에서 좋은 결과로 만들 생각"이라며 의욕을 드러냈다. 자카르타에서의 환희를 도쿄까지 이어가기 위한 첫 걸음, 발빠른 상비군 체제의 구축부터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