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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UAE] 박항서 매직 銅 실패, 그래도 신화는 계속된다

선수민 기자

기사입력 2018-09-01 19:08


사진제공=연합뉴스

29일 오후 인도네시아 보고르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4강전 한국과 베트남의 경기가 열렸다. 베트남 박항서 감독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보고르(인도네시아)=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2018.08.29/

박항서 감독이 베트남에 첫 동메달을 안기는 데 실패했다. 하지만 이미 훌륭한 결과였다.

베트남은 1일 인도네시아 보고르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UAE와의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동메달 결정전에서 1대1로 비긴 끝에 승부차기로 돌입. 접전 끝에 승부차기에서 3-5로 무릎을 꿇었다. 아시안게임 사상 첫 4강 진출이라는 역사를 쓴 박항서호는 4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이는 아시안게임 베트남의 최고 성적이다. 베트남은 지난 29일 한국과의 준결승전에서 1대3으로 패했다. UAE와의 동메달 결정전에선 경기를 내내 주도했지만, 승부차기에서 좌절했다.

박 감독은 지난해 10월 베트남 지휘봉을 잡은 뒤 팀을 탄탄하게 만들었다. 선수비 후 역습 전략으로 여러 차례 강팀들을 무너뜨렸다. 특히, 베트남은 지난 1월 중국에서 열린 2018년 AFC U-23 챔피언십에서 이라크, 카타르 등을 꺾고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결승에서 아쉽게 우즈베키스탄에 패했으나, 준우승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박 감독의 인기는 치솟았다.

아시안게임에서도 돌풍은 계속됐다. 조별리그에서 일본을 1대0으로 꺾으면서 이변을 일으켰다. 조별리그를 3전 전승으로 통과했다. 16강에서 바레인(1대0), 8강에서 시리아(1대0)를 차례로 제압했다. 5경기를 치르는 동안 8득점-무실점. 수비가 견고했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한국을 상대로는 고전했다. 이전에 상대했던 팀들과는 확실히 다를 수밖에 없었다. 조현우 손흥민 황의조 등 A대표팀 수준의 와일드카드가 포진해있기 때문. 화려한 공격진을 막지 못하며 1대3으로 졌다. 박 감독은 "손흥민이 그동안 측면으로 뛰다가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었다. 이에 대비를 못했다"며 깨끗이 패배를 인정했다. 그럼에도 베트남 기자들과 팬들은 박 감독을 향해 박수를 보냈다. 이미 새 역사를 썼기 때문이다.


29일 오후 인도네시아 보고르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4강전 한국과 베트남의 경기가 열렸다. 베트남 박항서 감독이 선수들에게 지시를 내리고 있다.
보고르(인도네시아)=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2018.08.29/
UAE전에서도 박 감독의 베트남이 우세했다. 경기 초반부터 수비 라인을 끌어 올리고, 강하게 밀어붙였다. 유기적인 패스로 측면에서 기회를 만들었다. 날카로운 크로스도 보였다. UAE는 힘을 쓰지 못했다. 베트남은 전반 17분 패스 미스로 인해 먼저 실점했다. 수비 진영에서 공을 차단한 UAE 알하드 알하시미가 아크서클 정면까지 빠르게 돌파한 뒤 수비수 2명 사이로 오른발 슈팅을 날려 선제골을 터뜨렸다. 그러나 베트남은 침착했다. 전반 27분 짧은 패스 연결로 기회를 만들었다. 응우옌 반 퀴옛이 골문 왼쪽에서 논스톱 슈팅으로 동점골을 만들었다. 베트남은 경기 막판까지 UAE를 위협했다. 하지만 끝내 한 골이 나오지 않았다. 운명의 승부차기에선 베트남이 패했다. 두 번이나 실패하며 좌절을 맛봤다.

박 감독 개인 두 번째 동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그는 지난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에서 23세 이하 한국 대표팀을 맡아 동메달을 따낸 바 있다. 그 때와는 상황이 달랐다. 우승을 기대했던 한국이 동메달에 그쳐 지휘봉을 내려놔야 했다. 이번에는 혈투 끝에 동메달에 실패했다. 그러나 베트남이 아시안게임에서 4강 진출에 성공할 것이라고 예상한 이는 없었다. 그러나 박 감독은 어린 선수들을 다독이고, 동기 부여를 하며 준결승까지 올랐다. 역대 최고의 성과였다. '박항서 매직'은 계속되고 있다.
보고르(인도네시아)=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


사진제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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