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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를 강타한 태풍 '솔릭'이 K리그도 흔들고 있다.
당장 수원은 25일 경남과 26라운드 홈경기를 앞두고 있다. 사실 수원은 이번 제주전에 많은 공을 들였다. 3연패의 늪에 빠진 수원은 전남과의 원정경기를 마치고 20일 제주에 도착했다. 20~21일 훈련을 소화한 수원은 22일 비디오미팅을 마지막으로 경기 준비를 마쳤다. 하지만 제주-수원전이 취소되며 계획이 꼬였다. 일단 날씨와 장소 문제로 훈련을 할 수 없다. 혹시 비행기가 뜰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선수단은 항상 출발을 대기해야 한다. 22일부터 꽤 오랜 시간 훈련을 하지 못한데다, 정신적 부분까지 겹쳐 최악의 컨디션 속에 경남전을 치러야 한다.
인천도 고민이 크다. 25라운드에서 전남을 잡고 탈꼴찌에 성공한 인천은 26라운드 일정이 하필 제주 원정이다. 인천은 24일 오후 4시 비행기를 예약해놨지만, 지금 기상 상황을 보면 쉽게 제주행을 장담하기 어렵다. 인천은 프로축구연맹과 공조하며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태풍으로 인한 변수는 이뿐만이 아니다. 만약 제주-인천전마저 연기된다고 가정해보자. 인천은 '에이스' 무고사가 경고 누적으로 26라운드 경기에 나설 수 없다. 제주 입장에서는 수비 부담을 덜고 뛸 수 있다. 하지만 경기가 연기될 경우, 무고사는 제주전이 아닌 울산과의 27라운드에 나서지 않는다. 제주와 울산은 아시아챔피언스리그 티켓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만큼, 상대팀 에이스의 출전여부에 신경이 쓰일 수 밖에 없다. 인천 역시 에이스가 2주 동안 쉬는 것이 달갑지 않다. 태풍은 이런 미묘한 역학 관계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