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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1프리뷰]태풍 여파, 리그에 어떤 영향 미칠까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8-08-24 05:20



한반도를 강타한 태풍 '솔릭'이 K리그도 흔들고 있다.

강한 중형급 태풍인 솔릭은 22일 제주를 시작으로 한반도에 상륙했다. 이미 K리그에도 영향을 미쳤다. 22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기로 예정된 제주와 수원의 25라운드가 태풍 여파로 연기됐다. K리그에서 자연재해 때문에 경기가 연기된 것은 2005년 8월24일 전남-부천전이 폭우로 연기된 이후 13년만이다. 제주월드컵경기장은 일단 큰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수원전은 9월 A매치 기간에 열릴 예정이다.

문제는 여기가 끝이 아니는 점이다. 태풍이 세력을 유지하며 주말 예정된 26라운드도 영향을 받게 됐다. 일단 수원은 직격탄을 맞았다. 오도가도 못하는 신세가 됐다. 수원은 태풍에 대비해 23일 오전과 24일 오후 항공권을 모두 예약해 놓은 상황이지만, 현재로서는 제주도를 벗어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미 23일은 제주를 출발하는 모든 항공편이 취소됐다. 24일에도 언제 제주도를 빠져나갈 수 있을지 모르는 상황이다.

당장 수원은 25일 경남과 26라운드 홈경기를 앞두고 있다. 사실 수원은 이번 제주전에 많은 공을 들였다. 3연패의 늪에 빠진 수원은 전남과의 원정경기를 마치고 20일 제주에 도착했다. 20~21일 훈련을 소화한 수원은 22일 비디오미팅을 마지막으로 경기 준비를 마쳤다. 하지만 제주-수원전이 취소되며 계획이 꼬였다. 일단 날씨와 장소 문제로 훈련을 할 수 없다. 혹시 비행기가 뜰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선수단은 항상 출발을 대기해야 한다. 22일부터 꽤 오랜 시간 훈련을 하지 못한데다, 정신적 부분까지 겹쳐 최악의 컨디션 속에 경남전을 치러야 한다.

인천도 고민이 크다. 25라운드에서 전남을 잡고 탈꼴찌에 성공한 인천은 26라운드 일정이 하필 제주 원정이다. 인천은 24일 오후 4시 비행기를 예약해놨지만, 지금 기상 상황을 보면 쉽게 제주행을 장담하기 어렵다. 인천은 프로축구연맹과 공조하며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제주와 경남은 이런 상황을 지켜보고 있지만, 쉽게 웃지 못하고 있다. 제주 역시 훈련을 제대로 하지 못하기는 마찬가지다. 두 경기가 모두 연기될 경우 향후 일정이 부담될 수 밖에 없다. 경남도 수원이 한경기를 쉬며 체력소모를 덜었다는 점이 신경쓰인다.

태풍으로 인한 변수는 이뿐만이 아니다. 만약 제주-인천전마저 연기된다고 가정해보자. 인천은 '에이스' 무고사가 경고 누적으로 26라운드 경기에 나설 수 없다. 제주 입장에서는 수비 부담을 덜고 뛸 수 있다. 하지만 경기가 연기될 경우, 무고사는 제주전이 아닌 울산과의 27라운드에 나서지 않는다. 제주와 울산은 아시아챔피언스리그 티켓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만큼, 상대팀 에이스의 출전여부에 신경이 쓰일 수 밖에 없다. 인천 역시 에이스가 2주 동안 쉬는 것이 달갑지 않다. 태풍은 이런 미묘한 역학 관계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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