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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준비는 끝났다.
한국은 바레인, 키르기스스탄, 말레이시아와 함께 조별리그 E조에 속해 있다. 전력만 놓고 보면 그리 어려운 상대는 아니다. 그러나 첫 경기에서 고전한다면, 어려워질 수 있다. 김학범 감독도 이를 잘 인지하고 있다. 그는 14일 훈련에 앞서 "첫 경기가 굉장히 어려울 것이다. 역대로 한국 팀들이 첫 경기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그 부분을 생각하고 있고, 준비하고 있다. 선수들의 실전 감각이 떨어져 있는 건 사실이다. 어려운 부분으로 작용할 것이다"라면서 "경기를 하면서 풀어나갈 수 있는 방법들을 주문하고, 선수들이 풀어나갈 것이다. 첫 경기의 어려움도 이제 우리가 극복해야 할 과제라 생각한다"고 했다.
김 감독은 '공격적 스리백'을 준비하고 있다. 수비는 3명의 선수에게 주로 맡기고, 공격적으로 바레인의 골문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선수비 후 역습'을 경계해야 한다. 스리백의 핵심인 김민재는 "바레인의 영상을 많이 봤다. 뒷 공간을 파고드는 움직임이 많다. 앞으로 나가서 하는 수비도 좋지만, 뒷 공간 대비를 많이 해야할 것 같다"고 분석했다. 공격에 힘을 실었을 때, 수비수들의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새로운 환경에도 적응해야 한다. 대표팀이 조별리그를 치르는 반둥의 시 잘락 하루팟 스타디움은 선수들이 한 번도 뛰어보지 못한 경기장이다. 김 감독을 비롯한 코치진은 14일 현장 답사를 통해 잔디의 상태를 파악했다. 김 감독은 "다른 팀들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우리가 이겨내야 할 부분이다"라고 했다. 김민재는 "잔디가 길어서 공이 잘 안 굴러간다는 얘기를 들었다. 또 물을 안 뿌린다고 하더라. 수비시에 집중해야 한다. 또 빌드업 시 우리는 공간을 벌려서 공격적으로 하기 때문에 대비가 중요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호재도 있다. 인도네시아 반둥의 날씨가 생갭다 덥지 않은 부분이다. 이날 대표팀이 훈련을 시작한 오후 4시(현지시각)에는 반둥의 기온이 29도로 그리 높지 않았다. 습도 역시 같은 시간 서울에 비해 낮았다. 그늘진 곳에서는 선선한 바람이 불었다. 김민재 역시 "처음 왔을 때 흐려서 그런지 한국의 초가을 날씨라 놀랐다. 불행 중 다행이다"라고 했다. 환경적인 변수는 하나 지웠다. 이제 득점으로 바레인의 골문을 열 일만 남았다.
반둥(인도네시아)=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