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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울산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K리그1 19라운드 울산-대구전 후반 39분, 보기 드문 진풍경이 연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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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필드플레이어 골키퍼' 류재문의 오른쪽 눈가는 퍼렇게 멍이 들어 있었다. 류재문은 "감독님이 골키퍼를 할 수 있겠냐고 물어보셨고, 팀을 위해 하겠다고 했다"고 골키퍼가 된 배경을 설명했다. "초등학교 때 동네 골키퍼를 해본 적은 있지만, 선수로는 한번도 해본 적 없다"고 했다.
1993년생 미드필더 류재문은 U리그 영남대 전성시대를 이끈 주역으로 김병수 감독의 지도 아래 연령별 대표팀에 꾸준히 이름을 올렸다. 2015년 드래프트를 통해 K리그 대구 유니폼을 입은 이후 4년째 대구의 중원을 굳건히 지켜온 선수다. 첫시즌인 2015년 K리그 챌린지에서 36경기 6골3도움을 기록했고, 2016년 5경기에 나섰다. 지난해 K리그 클래식 승격 후 23경기에서 1골3도움을 기록했고, 올시즌 K리그1에선 5경기에 나섰다.
팀이 패배한 상황에서, 미드필더가 아닌 깜짝 골키퍼 등판으로 주목받는 상황이 결코 유쾌할 리 없다. 그러나 위기의 순간, 감독이 믿고 선택한 류재문이 궂은 임무를 혼신의 힘을 다해 견뎌내는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류재문은 "선수들이 힘든 과정 속에 오늘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 것에 감사한다. 준비를 잘해서 다음 경기는 꼭 이기고 싶다"며 필승 의지를 다졌다.
제1골키퍼 조현우가 뛰지 못하는 20라운드, '1강' 전북과의 홈경기에도 당당하게 맞설 작정이다. "우리는 한 팀으로 똘똘 뭉칠 것이다. 전북전은 준비를 잘해서 꼭 이기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울산=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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