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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 세대' 벨기에가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번 월드컵은 달랐다. 벨기에 역대 최고 멤버라는 평가도 있었다. 주장 에당 아자르를 중심으로 케빈 더 브라이너, 로멜루 루카쿠 등 세계적인 수준의 공격수들을 갖추고 있었다. 로베르토 마르티네스 벨기에 감독도 3-4-3 전술로 벨기에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잉글랜드, 튀니지, 파나마와 함께 속한 G조에선 3전승을 거뒀다. 사실 잉글랜드와의 최종전은 '누가 지냐'에 더 관심이 쏠렸다. 자칫 1위를 하고도 브라질, 아르헨티나, 포르투갈 등 강호들을 차례로 만나는 최악의 대진이 될 수 있었기 때문. 그럼에도 벨기에는 승승장구했다. 일본과의 16강에서 3대2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면서 전력은 더 탄탄해졌다. 브라질(2대1 승)을 꺾고, 4강에 오르며 내심 우승을 노렸다. 비록, 프랑스에 패했으나, 역대 최고의 성적은 훌륭한 성과였다.
최종전에서도 벨기에의 위력은 그대로 드러났다. 아자르-더 브라이너-루카쿠는 환상적인 패스 호흡으로 잉글랜드 수비진의 혼을 쏙 빼놓았다. 수비에서 공격으로 단숨에 올라오는 역습이 인상적이었다. 아자르는 이번 월드컵 최고의 드리블러였다. 전방에서 공을 뺏기지 않고 그대로 돌파했다. 잉글랜드전에서도 끊임 없이 볼을 지켜냈다. 전반 4분만에 토마스 뫼니에의 선제골이 터졌다. 역습과 정확한 패스, 그리고 골 결정력까지 완벽했다. 잉글랜드가 점차 경기를 주도했으나, 벨기에는 잘 버텼다. 오히려 역습에서 더 위협적인 장면을 많이 만들어냈다. 결국 후반 37분 아자르는 더 브라이너의 스루 패스를 받아 쐐기골을 만들었다. 아자르가 왜 대회 최고의 스타 중 한 명인지를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4위로 마친 잉글랜드도 마냥 좌절할 만한 성적은 아니었다. 그 누구도 잉글랜드의 4강행을 높게 점치지 않았다. 세대 교체로 젊은 선수들이 즐비했다. 평균 연령 26.1세로 프랑스와 함께 나이지리아(25.9세)에 이어 두 번째로 젊은 팀이었다. 경험 부족에도 선수들은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을 중심으로 똘똘 뭉쳤다. 성공적인 3-5-2 포메이션 하에 안정적인 공수 밸런스를 보여줬다. 앞으로 보여줘야 할 게 더 많다. 유로 2020을 넘어 2022년 카타르월드컵에서도 가장 주목해야 할 팀이 됐다. 여러모로 의미 있는 대회였다.
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