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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성공적 데뷔' VAR, 역시 변수다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8-06-17 15:00


ⓒAFPBBNews = News1

예상대로다. 비디오판독시스템(VAR)이 초반부터 2018년 러시아월드컵의 변수로 떠올랐다.

VAR은 이번 월드컵에 처음으로 도입됐다. 기술에 부정적이었던 국제축구연맹(FIFA)은 2016년 클럽월드컵을 시작으로 VAR 시범 적용에 나섰고,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의 강력한 의사로 이번 월드컵에 전격적으로 도입을 결정했다. 주심은 판정이 애매할 경우, 경기장 내 설치된 37대의 카메라로 촬영된 다양한 각도의 영상을 볼 수 있다. 득점 상황, 페널티킥, 퇴장 선수 확인, 징계 선수 정정 등 경기 결과에 직접 영향을 주는 판정의 경우에만 활용한다. VAR을 통해 판정이 확정되면, 경기장 내 전광판의 다시보기 영상과 텍스트를 통해 관중에게 결정 내용이 공유된다.

역사적인 VAR 첫 판정은 16일(이하 한국시각) 러시아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프랑스와 호주와의 C조 1차전에서 나왔다. 0-0으로 팽팽하던 후반 11분, 돌파하던 프랑스의 공격수 앙투안 그리즈만이 호주 수비수 조시 리스던의 발에 걸려 넘어졌다. 경기 내내 몸싸움에 관대하던 안드레스 쿠냐 주심은 그대로 경기를 진행했다. 하지만 VAR 심판진이 주심에게 신호를 보냈고, 경기는 잠시 중단됐다. 비디오 화면을 확인한 쿠냐 주심은 판정을 번복,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1930년 우루과이에서 열린 첫 대회 이후 월드컵 역사상 처음으로 VAR으로 인해 판정이 바뀐 역사적인 장면이었다. 키커로 나선 그리즈만은 자신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성공시켰다.


ⓒAFPBBNews = News1
공교롭게도 프랑스는 또 한번 기술의 덕을 봤다. 프랑스는 1-1로 맞선 후반 36분 결승골을 넣었다. 올리비에 지루와 2대1 패스를 받은 폴 포그바의 슈팅이 상대 수비에 굴절돼 크로스바를 맞고 아래로 떨어졌다. 골라인을 넘었는지 여부가 불분명했다. 골라인 테크놀로지가 골을 인정했고, 그제서야 포그바는 세리머니를 할 수 있었다. 첨단기술의 힘을 빌린 프랑스는 호주에 2대1 신승을 거뒀다. 이영표 KBS해설위원은 "프랑스-호주전의 MOM(맨오브더매치)는 단연 기술"이라고 농담을 던졌다. 호주는 "프랑스가 아닌 기술에 졌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17일 러시아 사란스크 모르도비아 아레나에서 펼쳐진 페루-덴마크와의 C조 경기에서도 VAR이 나왔다. 전반 추가시간 페루의 크리스티안 쿠에바가 페널티박스 안에서 드리블 하던 중 유수프 풀센(덴마크)에 걸려넘어졌다. 페루 선수들의 강력한 항의에도 경기를 이어가던 바카리 가사마 주심은 VAR 심판진의 사인을 받았고, 비디오 판독 후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하지만 쿠에바는 이 천금같은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실축했다. 결정적인 찬스를 날린 페루는 후반 14분 풀센에게 결승골을 허용하고 0대1로 패했다.

VAR이 성공적으로 정착되며 주심의 판정도 날카로워졌다. 페널티킥도 늘었다. 초반 8경기에서 무려 6개의 페널티킥이 나왔다. 이번 월드컵은 VAR로 변수가 늘어났다. 확실한 것은 VAR로 사각지대가 사라진만큼, 더 높은 집중력이 필요해졌다. VAR 시대, 명심해야 할 점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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