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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전 보다 공부 많이 했다."
손흥민은 한국 공격의 최선봉에 선다. 외국 언론 등 다수의 전문가들이 "손흥민에게 한국의 득점 여부가 달렸다"고 분석한다. 축구계의 뻔하지만 진리에 가까운 그 얘기. '고기도 먹어본 놈이 먹는다'는 얘기다. 그의 공격 파트너 후보는 2명이다. 작고 빠른 황희찬과 큰 키가 장점인 김신욱이다. 도우미의 범위를 넓혀보면 측면의 이재성과 이승우도 손흥민과 함께 상대를 무너트려야 하는 우리들의 '창'이다.
14일 첫 훈련을 마친 손흥민은 4년전과 지금의 차이를 이렇게 설명했다. "염색은 하나 안 하나 똑같다. 이제 중요한 건 경기력이다. 머리색으로 판단하는 게 아니다. 그때는 어렸다. 경기장에서 경기력을 보여주는 것 뿐이다. 4년전 보다 공부를 많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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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위상 만큼 그는 큰 책임감을 갖고 있다. 그래서 이번 월드컵이 마냥 설레지 않는다. 손흥민은 월드컵 본선이 얼마나 무서운지 너무 잘 알고 있다. 브라질 첫 월드컵에서 흘린 눈물의 의미를 뼈저리게 느꼈다.
손흥민은 "브라질 때는 (이)승우 또래였다. 자신감이 많았다. 조별리그 3경기 다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결과적으로 1무2패로 조별리그 탈락했다) 지금은 많이 바뀌었다. 걱정과 설렘. 브라질에서 자신감이 있었다면 지금은 걱정과 기대 반이라고 볼 수 있다"고 했다.
'SON'은 지난 3시즌 동안 축구의 나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전쟁 같은 리그를 경험했다. 조금만 방심하며 경쟁에서 밀리고 조금 나태하게 뛰면 야유가 쏟아졌다. 축구와 팬들의 관심이 얼마나 무서운 지를 매주 몸소 체험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손흥민은 태극전사 동료들에게 더욱 간절하게 공을 차자고 호소한다. 그 호소가 때론 동료들에게 부담이 된다는 것도 잘 안다. 그래서 요즘 손흥민은 조심스럽기도 하다. 그는 "조언해줄 위치는 아니다. 많은 얘기를 나눌 뿐이다. 월드컵 본선은 4년 마다 찾아오는 매우 소중한 기회다. 이 무대에 서지 못하는 축구 선수가 너무 많다. 그렇기 때문에 소중한 걸 알자고 말하는 것이다. 월드컵 조별리그는 평상시 하는 A매치와는 차원이 다르다. 압박감, 모두의 관심사로 완전히 다르다. 지금부터 우리는 축구만 생각했으면 좋겠다. 축구 생각을 많이 해서 자연스럽게 꿈도 꾼다"고 했다. 손흥민은 요즘 이미지 트레이닝을 통해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유지한다고 했다. 그의 시계는 18일 오후 8시 스웨덴전에 맞춰져 있다. '손'의 타임이 다가오고 있다.
상트페테르부르크(러시아)=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