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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피해가기 보다는 돌파해야 한다."
사실 황 감독이 서울의 지휘봉을 잡은 것은 매우 놀라운 일이었다. 2015시즌을 끝으로 잠시 휴식기에 들어갔던 황 감독은 7개월 만에 현장으로 깜짝 복귀했다. 이유가 있었다. 중국 장쑤 쑤닝의 지휘봉을 잡고 새도전에 나서는 최용수 감독의 뒤를 잇기 위해서였다.
시작은 나쁘지 않았다. 황 감독은 비교적 빠르게 팀을 장악했다. 물론 시행착오도 겪었다. 전술적으로 스리백과 포백을 오가는 실험이 이어졌다. 그러나 시즌을 치를수록 집중력을 발휘, 리그 최종전에서 전북을 1대0으로 제압하고 K리그 정상에 올랐다.
심기일전. 그러나 올 시즌 초반은 더욱 힘들었다. 개막 6경기만에 첫 승리를 챙길 정도로 경기력이 좋지 않았다. 팬들은 "황새아웃" 플래카드를 들어올렸다. 결국 황 감독은 지난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상주전에서 0대0 무승부를 기록, 팬들에게 거센 비판을 받은 뒤 자진사퇴를 결심했다. 그는 29일 서울 구단 측에 사퇴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펴지 못한 황새의 날개. 불완전한 리빌딩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황 감독은 지난 시즌을 앞두고 중원의 핵심 다카하기, 주포 아드리아노와 이별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는 오스마르, 윤일록을 일본 J리그에 임대이적 보냈다. 8시즌 동안 서울에서 뛰었던 데얀도 수원에 새 둥지를 틀었다. 굵직한 선수들은 서울을 떠났지만, 제대로된 영입은 없었다.
최근에는 팀 내 불화설을 겪기도 했다. 에이스 박주영이 SNS를 통해 황 감독의 2년을 비판하는 듯한 글을 남겨 논란이 일었다. 황 감독의 리더십에 물음표가 붙었다. 팀 안팎으로 내홍을 겪는 동안 성적은 곤두박질쳤고, 결국 황 감독은 쓸쓸히 서울을 떠났다. 그렇게 황새의 꿈도 막을 내렸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