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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상주전은 FC서울의 현주소를 보여준 경기였다.
하지만 최근의 서울에는 그런 모습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상주전 엔트리에서 그 이유를 찾아볼 수 있었다. 최전방 에반드로부터 골키퍼 양한빈까지 서울만의 색깔을 잘 알고 있는, 혹은 대변할 만한 선수가 보이지 않았다. 이날 상주전에서 뛰었던 선수는 박주영을 제외하고 모두 서울에 입성한지 길어야 2년 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 신인이거나 황 감독 부임 후 영입된 선수들이 대부분이었다.
단순히 리빌딩을 언급하는 것이 아니다. 황선홍 서울 감독이 가고자 하는 방향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데얀, 오스마르는 분명 물리적으로나, 생각적으로 전성기에 비해 스피드가 현저히 떨어졌다. 템포를 중시하는 황 감독식 축구를 위해 변화가 필요했다. 이들을 대신해 데려온 선수들에 대해 팬들의 불만이 하늘을 찌르고 있지만, 이 선택은 전적으로 감독의 권한이다. 감독은 자신의 축구를 가장 잘 이행할 수 있는 선수를 택했다. 결과는 아직 예단하기 이르고, 이에 대한 책임은 감독이 지면 된다.
단순히 서울의 위기는 서울만의 문제가 아니다. K리그의 위기와도 연결돼 있다. 급할 수록 돌아가야 한다. 급격한 세대교체 보다 베테랑과의 조화가 답이 될 수 있다. 지금 서울에 경기력만큼이나 필요한 것은 고비를 넘는 정신력이다. 상대를 누죽들게 했던 서울만의 아우라를 다시 찾아야 한다. 그래야 변신도 궁극적으로 성공할 수 있다.
지금 서울에게 필요한 변화는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이 아닌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