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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축구리그 꿈나무들이 '8인제 축구' 속에서 성장하고 있다.
8인제 축구를 도입한 이유는 '롱 패스' 위주의 축구를 지양하고, 유소년들의 기술을 향상시키기 위함이다. 이를 위해 새 규정들이 존재한다. 빌드업 능력 향상을 위해 골킥 시, 공이 뜬 채로 하프라인을 넘어가선 안 된다. 인플레이 상황에서도 골키퍼가 발로 차 하프라인을 넘길 수 없다. 만약 하프라인을 넘어가면, 그 지점에서 상대팀에 간접 프리킥이 주어진다. 선수들의 터치 없이 바운드 돼, 하프라인을 넘겼을 경우도 마찬가지다.
창의적인 플레이를 위한 규칙도 있다. 지도자는 인플레이 상황에서 선수들에게 지시를 할 수 없다. 전반과 후반에 각 2분씩(13~15분, 38~40분) 주어지는 코칭 타임만 활용할 수 있다. 오직 선수 격려와 칭찬만 가능하다. 이날 경기에서도 전반 13분이 되자 2분 간의 코칭 타임이 주어졌고, 선수들은 감독의 지도에 귀를 기울였다. 두 팀 합쳐 5골이 나온 흥미로운 경기였다.
현장의 반응은 어떨까. 이날 승리한 성덕초 이돈학 감독은 "이제 두 번째 경기인데, 우리 팀의 경우 저학년이 많다. 기술적, 체력적으로 준비가 안 되면 힘들다. 11명이 뛸 때는 조금 부족한 선수들이 있어도 경기하는데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8명은 개개인 기술이 좋아야 한다. 기술과 체력 부분에서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코칭이 제한되는 부분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 감독은 "아직 경기 중 지시를 못해서 서툴다. 그래도 좋은 방법이라 생각한다. 훈련할 때 가르치고 경기장에선 스스로 하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팀 승리를 이끈 5학년 권도윤 군은 "경기장이 좁아 트래핑을 할 때, 많이 달라 붙어서 어려운 부분은 있다. 그래도 확실히 볼을 많이 터치할 수 있다. 골도 많이 나오고 수시로 교체하면서 힘이 덜 들었다"는 소감을 밝혔다. 감독의 지시가 없는 부분에 대해선 "지시가 없어 위치에서 자리 잡기 힘든 부분은 있다"고 답했다. 시행 초기라 감독이나 선수나 어려움을 겪는 부분이다. 그러면서도 권 군은 "그래도 8명이 더 재미있다. 11대11은 공을 잘 못잡고 슈팅도 많이 못한다. 8대8은 볼 터치도 많고, 골도 넣을 수 있어 좋다. 공 만지는 훈련도 많이 해야 할 것 같다"며 밝게 웃었다.
강릉=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