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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르단인터뷰]"17번 누구냐?" 한일전 '영건' 이금민 향한 찬사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8-04-11 15:39


사진출처=AFC

사진출처=AFC

"넘버 세븐틴(17번)이 누구냐?"

10일 오후 암만인터내셔널스타디움, 요르단여자축구아시안컵 한일전 전반전이 끝나자 옆자리의 일본 기자가 물었다. "굉장히 빠르고, 저돌적이다. 어떤 선수인가"라며 관심을 드러냈다. "2010년 FIFA 17세 이하 월드컵 우승 멤버다. 2015년 캐나다여자월드컵에도 뛰었다"라는 대답에 '어쩐지…'하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기자석을 지나던 AFC관계자들도 "코리아, 쏘 굿!"이라며 엄지를 번쩍 치켜세웠다.

요르단아시안컵 4강행 명운이 걸린 한일전, 0대0으로 비겼지만, '디펜딩 챔피언' 일본에 결코 밀리지 않는 경기력은 인상적이었다. '저돌적인 영건' 17번 이금민(24·경주한수원)이 번뜩였다.

전반 7분, 오른쪽 라인을 거침없이 치고 달리는 이금민의 역습은 위협적이었다. 최전방의 이민아가 패스를 이어받았으나 골키퍼와 부딪치며 아쉽게 찬스가 무산됐다. 전반 9분, 정설빈이 이민아에게 찔러준 패스가 뒷공간의 이금민에게 이어지는 장면 역시 날카로웠다. 전반 35분 한채린이 왼쪽라인을 허물며 전방 침투하는 이금민에게 날선 패스를 찔러넣었다.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이금민, 한채린, 장슬기 등 20대 초반 에이스들이 측면을 치고 달리는 장면은 시원했다. 이들의 피지컬과 스피드, 템포와 투지는 일본을 압도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이금민은 "전반 15분 전후로 찬스가 많았다. 많이 아쉽다"면서도 '디펜딩 챔프' 일본과 대등한 경기를 펼친 것에 자부심을 표했다. "오늘 일본과의 경기에서 우리 모두 전혀 주눅들지 않았다. 볼 점유율도 좋았고, 공격적으로도 수비적으로도 밀리지 않았다. 일본이 우리를 쉽게 공략하지 못했다. 그 부분이 저는 제일 만족스럽다"고 했다. "후반 체력적으로 떨어졌다. 전반에는 괜찮았는데 후반 막판에 너무 힘들었다. 미스도 많아지고 집중력이 많이 떨어졌다. 더 잘할 수 있었는데, 그 부분이 너무 아쉬웠다"고 했다. "그래도 최근 일본전 중 정말 잘한 경기라고 생각한다. 우리 모두가 냉정하고 침착했다"고 평가했다.

이제 윤덕여호는 B조 최종전 베트남전을 남겨두고 있다. 조2위 안에 들어야 4강행으로 사상 첫 월드컵 2회 연속 진출을 확정할 수 있다. 이금민은 공격수로서 다득점을 향한 투지를 드러냈다. "베트남전은 정말 '닥치고 공격'해야한다. 말 그대로 '닥공'이다. 골을 최대한 많이 넣어야한다. 골 넣고 좋아할 틈도 없다. 무조건 넣고, 또 넣고 해야 한다. 끝까지 방심하면 안된다."

"약한 팀을 상대로 늘 다득점을 해왔다. 이번에는 정말 다득점이 필요하다. 간절하다. 쉽지 않을 것이다. 베트남 수비가 내려설 수도 있고 잠글 수도 있다. 우리의 숙제다. 이틀간 잘 쉬면서 체력을 잘 회복해서 나와야 한다"고 했다.

요르단아시안컵, 주최국 요르단, 중국, 태국, 필리핀이 편성된 A조에서 중국은 소위 '꿀 대진'으로 일찌감치 조1위, 4강행을 확정했다. 호주, 일본, 한국 등 아시아 강국들이 한조에 집중된 '죽음의 B조'는 매경기가 결승전이다. 한국은 4강행을 위해 피말리는 조 1-2위 전쟁을 펼치고 있다. 1차전 '아시아 최강' 호주전은 첫 경기라서 중요했다. FIFA랭킹 6위, 호주를 상대로 몸 던지는 혼신의 수비로 무실점, 무승부를 일궈냈다. 값진 승점 1점을 따냈다. 2차전 '디펜딩챔피언' 일본전은 양팀 모두에게 '지면 끝장'인 경기였다. 이겨야 사는 4강행 승부처에서 또다시 투혼을 불살랐다. 아쉽게 승리를 놓쳤지만 또다시 귀한 승점 1점을 얻었다.

이제는 최종전, 베트남전이다. 모든 것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경기가 됐다. 최대한 많은 골을 넣은 후, 일본-호주전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 이금민은 "산 넘어 산이다. 쉬운 경기가 하나도 없다. 한숨 돌릴 경기가 단 하나도 없다"며 웃었다. 언제나처럼 긍정적이고 씩씩했다. "조편성이 어렵게 돼서 쉽지 않은데, 매경기 이렇게 치열한 싸움이 재미있기도 하다. 이런 경기는 선수로서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감사하게 생각한다."
암만(요르단)=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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