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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호의 달라진 K리거 위상을 살펴보니...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8-03-29 05:30



'K리거의 존재가치는 변함없었다.'

한국축구에서 K리거 비중이 높아지는 추세를 맞은 지 1년째를 맞는다.

작년 6월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경질되기 전까지만 해도 A대표팀 내 K리거의 존재감은 미미했다. 유럽 등 해외파에 밀렸다. 총 23명의 명단에서 K리거는 주로 8∼9명으로 절반에도 크게 못미쳤다.

당시 슈틸리케 감독이 선수 발굴을 위해 국내 K리그를 열심히 관찰하고 다니지만 정작 선발 단계에서는 해외파에 치우쳐 있다는 비판이 일기도 했다.

신태용 감독이 부임한 이후 K리거의 비중이 높아졌다. 해외에서의 생활을 접고 국내로 복귀한 선수들이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K리거의 수준이 해외파에 비해 크게 밀리지 않기 때문이다.

작년 12월 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에서 사실상 국내파 위주로 대표팀을 꾸려 일본전 쾌승으로 우승을 차지하면서 K리거의 위상이 높아진 것도 사실이다.

이번 유럽 원정에서도 K리거는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파를 차출할 수 없었던 1월 터키 전지훈련(평가전 3회)과 유럽파가 합류한 3월 유럽 원정(평가전 2회)에서 K리거의 참여도를 비교해봤다.

우선 인원 비율로 보면 터키 전훈 때 국내파는 총 19명, 유럽 원정에서는 14명이다. 터키 전훈 때 K리거 골키퍼 2명이 포함된 점을 감안하면 23명 명단 대비 차지하는 비중에서 크게 줄지 않았다. 손흥민(토트넘) 권창훈(디종) 황희찬(잘츠부르크)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등이 합류한 데 따른 자연스런 현상이다.


경기 중 교체가 희박한 골키퍼를 제외한 필드 플레이어의 출전 시간도 크게 줄어들지 않았다. 이번 유럽 원정에서 소집했지만 부상으로 쉰 구자철 이근호와 중도 귀국한 김진수(전북)를 제외해 비교했다.

터키 전훈의 경우 부상자가 없었기에 골키퍼 2명을 제외한 17명이 모두 골고루 출전했다. 3차례 평가전을 치르는 동안 17명이 평균 44.6분을 뛰었다. 이번 유럽 원정에서의 K리거 11명(이근호 김진수 제외)의 평균 42.1분과 비슷하다. 터키 전훈과 마찬가지로 신태용 감독은 유럽 원정에서도 부상한 이근호를 제외하고 불러모은 K리거 모두에게 출전 기회를 주며 실험을 했다.

45분 이상 뛴 선수를 보면 터키 전훈의 경우 김신욱 이재성(이상 전북·이상 74.6분) 등 총 8명이었고, 유럽 원정에서는 박주호(울산·78.5분) 이 용(전북·67.5분) 등 5명이다. 출전자 대비 차지하는 비율은 각각 47%, 45%로 감독이 중요하게 여긴 선수의 출전시간도 고르게 안배했다.

이런 가운데 염기훈(수원)의 비중이 줄어든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염기훈은 24일 북아일랜드전에서 손흥민의 교체 대상으로 15분 밖에 뛰지 못했다. 아무래도 같은 공격수 라인에 권창훈 손흥민 황희찬 등 쟁쟁한 유럽파가 있는 데다 2차례 평가전의 흐름이 쫓아가는 상황이어서 출전 기회를 얻기 쉽지 않았다.

한편 해외파 6명의 평균 출전시간은 71분이었다. 이들 모두 각 포지션에서 붙박이 베스트 멤버여서 개인별 출전시간이 높을 수밖에 없던 것으로 풀이된다.

한 축구계 관계자는 "K리그에서도 좋은 활약을 보이면 경쟁력이 있다. 해외로만 눈 돌리던 시대는 지나고 있다"고 말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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