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반석(30·제주)의 복귀와 함께 제주가 K리그1(1부 리그) 첫 승을 올렸다. 지난 18일 울산과의 2018년 K리그1 3라운드 원정경기에서 1대0 승리를 거뒀다. 오반석은 이날 선발로 나서 90분 풀타임 활약을 펼쳤다. 지난 겨울 독일서 스포츠탈장 수술을 받은 후 치른 첫 경기. 경기 감각과 체력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오반석은 '만점 활약'을 펼쳤다. 공중볼 경합을 놓치지 않았다. 수비 라인 조율에도 빈 틈이 없었다. 권한진 김원일과 활발히 소통하며 '철의 스리백'을 구축했다. 오반석의 활약에 제주는 울산 원정에서 소중한 승점 3점을 챙길 수 있었다. 오반석은 자세를 낮췄다. "공격수들부터 공격적인 압박을 해줬기에 무실점 승리를 할 수 있었다. 모든 선수들이 죽을 각오로 이를 악물고 뛰었다."
오반석 복귀 전 제주는 흔들렸다. 광저우 헝다(중국)와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G조 3, 4차전에서 각각 3대5, 0대2로 완패를 당했다. K리그1에서도 고전했다. 리그 첫 경기에서 서울과 답답한 경기 끝에 0대0으로 비기더니, 2라운드에선 '승격팀' 경남에 0대2로 고배를 마셨다.
그러나 오반석의 복귀와 동시에 반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오반석은 "팀이 어려움을 겪는 것을 밖에서 보면서 마음이 무거웠다. 하루 빨리 팀에 힘을 보태고 싶었다"라며 "동료들이 최선을 다 하는데 결과가 따라주지 않아 마음이 아팠다. 하지만 좋은 결과를 얻으면서 휴식기에 돌입해서 다행이다"라고 했다.
시즌 초반 거듭되는 부진에 오반석의 마음은 동료 걱정으로 가득 찼다. 오반석은 "동료들이 정말 매 경기 최선을 다 했는데도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다. 그래서 선수들의 자신감이 많이 떨어졌다"라며 "다들 좋은 기량을 갖췄는데 자신감이 떨어지면서 부진하지 않았나 싶다. 하지만 울산전 승리를 기점으로 선수들의 자신감도 회복됐을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오반석은 3년 동안 차왔던 주장 완장을 내려놨다. 올 시즌 제주의 주장은 미드필더 권순형이다. 권순형은 뛰어난 기량을 갖췄지만, 자신이 주장을 맡은 뒤 팀이 흔들려 부담감을 느끼고 있었다. 오반석은 "주장의 무게가 얼마나 무거운지 잘 알고 있다. 팀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권)순형이 형이 얼마나 많이 고민하고 힘들어 했을지 마음으로 느낄 수 있었다"라며 "하지만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인 만큼 팀의 중심을 잘 잡아주고 있다. 나도 순형이 형을 도와 팀이 잘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했다.
K리그1은 A매치 휴식기에 접어들었다. 4라운드는 31일부터 치러진다. 제주는 이날 수원과 격돌한다. 오반석은 "휴식기 돌입 전 승리를 거둬서 선수들이 한 결 가벼운 마음으로 재충전을 할 수 있게 됐다"며 "수원전에서도 꼭 좋은 결과를 얻어 상승세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주의 시작은 지금부터다"라며 입술을 깨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