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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의 발품스토리]손흥민, 로치데일전서 세번의 '처음'과 마주하다

이건 기자

기사입력 2018-03-01 14:29


ⓒAFPBBNews = News1

[웸블리(영국 런던)=이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손흥민(토트넘)에게 28일 로치데일과의 FA컵 16강 재경기(토트넘 6대1 승리, 손흥민 2골-1도움)는 남다른 의미였다. 많은 것이 '처음'이었다

첫번째 '처음'은 바로 함박눈이었다. 경기 당일 아침부터 웸블리에는 함박눈이 내렸다. 웸블리의 피치는 눈으로 뒤덮였다. 웸블리에 입주해있는 잉글랜드 축구협회(FA) 직원들까지 나와서 피치 위 눈을 치웠다. 오후 들어 눈이 그치고 해가 떴다. 더 이상의 눈은 없을 것이라 예상했다. 보기좋게 빗나갔다. 경기 시작 직전 눈발이 날리기 시작했다. 눈발은 굵어졌다. 선수들은 플레이를 하다 미끄러지기도 했다. 돌발상황도 많이 나왔다. 하프타임에는 직원들이 나와 페널티라인, 터치라인, 센터서클 등에 쌓인 눈을 걷어냈다. 후반 말미 경기가 잠시 멈춘 틈을 타 또 다시 라인 위 눈을 걷어내는 진풍경도 있었다. 손흥민도 "프로 선수 생활을 하면서 눈맞으면서 경기를 하는 것은 처음"이라고 했다


ⓒAFPBBNews = News1
두번째 '처음'은 페널티킥골 취소였다. 손흥민은 전반 23분 첫 골을 넣었다. 감각적인 오른발 감아차기 슈팅이었다. 그리고 4분 뒤 추가골 찬스를 잡았다. 키어런 트리피어가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키커는 손흥민. 손흥민은 가볍게 골로 연결했다. 그런데 폴 티어니 주심은 손흥민의 골을 인정하지 않았다. 골을 취소한 뒤 손흥민에게 경고를 줬다. 주심은 손흥민이 페널티킥을 하기 직전 잠시 멈춘 것을 '속임 동작'으로 간주했다. 국제축구평의회(IFAB)의 경기규칙에 따르면, 키커가 달리는 동작을 끝내고 킥을 하려는 속임 동작을 할 때 득점 여부와 상관없이 플레이가 중단된다. 골은 최소되고 상대편의 간접 프리킥으로 재개된다. 손흥민은 "모로코와의 A매치에서 똑같이 찼다. 심판이 생각했을 때 라스트스텝을 멈췄다고 생각한 것 같다. 내가 PK차는 스타일이다. 모로코전에서는 인정됐는데 오늘은 그렇지 않았다. 페널티킥 차는 스타일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AFPBBNews = News1
세번째 '처음'은 VAR(비디오판독, Video assistant referee) 취소 사태 속출이었다. 잉글랜드는 리그에서는 VAR을 쓰지 않는다. 다만 올 시즌부터 FA컵에서 VAR을 도입했다. 이날 경기는 VAR의 총체적 난국 그 자체였다. 전반 6분 손흥민의 슈팅 이후 상대 골키퍼가 쳐낸 볼이 페르난도 요렌테를 거쳐 에릭 라멜라의 골로 연결됐다. 주심은 한 손을 이어폰으로 갖다댔다. 1분 넘게 이야기를 나눴다. 그러더니 골을 취소시켰다. 골 직전 요렌테가 로치데일 선수의 옷을 잡아당겼다는 것. 23분 트리피어가 반칙을 얻어냈을 때도 주심은 VAR 끝에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앞에서 말한 손흥민의 페널티킥골 취소 역시 VAR 후 최종 결론을 내렸다. 전반 31분 로치데일의 동점골이 나온 후에도 VAR이 진행됐다. 경기 흐름은 끊겼다. 전반 추가시간은 5분이나 됐다. 손흥민은 요렌테의 두번째 골을 도운 이후 세리머니를 하며 두 손으로 TV모양을 표시하기도 했다. VAR 혼란을 꼬집는 듯한 모습이었다. 경기 후 손흥민은 "VAR의 장단점이 있다. 다만 선수 입장에서는 자꾸 경기가 멈추면서 아쉬운 부분이 있다. 선수들과의 정보 공유가 없다보니 그런 부분에서 아쉽다. 아직 첫번째 시즌이다. 이제 시작하는 단계다. 더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2골이나 없어졌기 때문에 좀 아쉽다"고 했다.

그리고 손흥민은 또 다른 '처음'을 준비한다. 바로 'FA컵 코리언더비'다. 토트넘은 8강에서 스완지시티와 맞붙는다. 3월 17일 스완지의 홈구장인 리버티스타디움에서 격돌한다. 스완지시티에는 기성용이 뛰고 있다. 두 선수가 같이 뛴다면 손흥민으로서는 첫 FA컵 코리언더비를 경험하게 된다. 이전에 기회는 있었다. 2015~2016시즌이었다. 당시 16강에서 크리스탈팰리스를 만났다. 손흥민은 선발출전했지만 이청용은 결장했다. 코리언더비도 무산됐다. 손흥민은 "성용이형과 경기하는 것은 언제나 영광스러운 일이다. 다시 스완지시티와 붙게 됐다. 같이 경기장에서 경기를 뛸 수 있으면 좋겠다. 그 때까지 성용이형도 부상없이 잘 뛰었으면 좋겠다. 저도 잘 활약해서 경기장에서 꼭 만나서 한국팬들에게 즐거움을 드리고 싶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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