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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훈스케치] 한류?게임?라리가, FC서울의 전지훈련 키워드

이건 기자

기사입력 2018-02-06 07:32


사진제공=FC서울

[무르시아(스페인)=이명수 통신원] FC서울은 스페인에서 겨울나기 중이다. 스페인 동남쪽에 위치한 무르시아. 한겨울에도 한낮기온이 25도까지 올라가는 따뜻한 지역에서 서울은 2018시즌의 성공을 다짐하고 있다. 1월 6일(한국시각) 인천공항을 통해 스페인으로 출국한지 어느덧 한 달. 2월 7일 귀국을 앞두고 있는 서울의 전지훈련 현장을 살펴봤다.

무르시아를 강타한 한류열풍

서울의 훈련장에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감지됐다. 앳된 얼굴의 소년, 소녀 팬들이 대거 훈련장을 찾은 것. 도저히 접점을 찾을 수 없었지만 이내 궁금증이 해소됐다. 바로 K팝을 즐겨듣는, 그리고 한국의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의 스페인 팬들이었다. 이들은 방탄소년단과 같은 나라의 축구팀이 무르시아로 훈련을 왔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서울의 훈련장을 찾은 것이었다. 또박또박 써내려간 감동적인 손편지와 초콜릿 선물은 덤이었다. 특히 이들은 정현철이 등장하자 환호했다. 방탄소년단의 멤버 중 한명과 닮았다는 것이 이유였다. 다 함께 셀카를 찍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당사자인 정현철은 얼떨떨한 모습이었다. 정현철은 구단을 통해 "신기하면서도 감사할 따름"이라며 소감을 전했다. 한류 열풍이 스페인에도 몰아쳤음을 선수단이 실감한 순간이었다.


사진제공=FC서울
슬기로운 여가생활

서울의 무르시아 전지훈련지는 '축구 감옥'이라 불릴 법하다. 호텔과 축구장 외에 편의시설이 전무하다. 마트를 가기 위해선 30분을 걸어가야 할 정도. 하루 두 차례 훈련을 소화하는 선수들은 각자 남는 시간에 할 만한 즐거운 여가생활을 찾아냈다.

먼저 게임파 다. 저녁이 되면 이상호의 방은 미니 PC방이 된다. 이상호는 평소 스타크래프트를 즐기기로 유명하다. 이상호를 비롯해 김원식, 이석현 등이 모여 미니 스타리그를 펼친다. 골키퍼 듀오, 유현과 양한빈은 축구 게임을 즐긴다. 한국에서 게임기를 공수해와 빔프로젝터에 연결해 영혼의 승부를 펼친다.

탁구파도 있다, 주로 어린 선수들이 탁구채를 잡는다. 선수단 숙소 지하에는 탁구대가 놓여있다. 호텔 프런트에서 채와 공을 빌려 탁구를 즐긴다. 그리고 곽태휘, 박주영 등 고참 선수들은 방안에서 테블릿 PC에 담아온 예능과 드라마를 보며 휴식시간을 갖고 있다.


사진제공=FC서울
백문이불여일견…라리가 관전


백문이불여일견이라 했다. 서울은 지난 27일, 차로 2시간 반 거리의 발렌시아를 방문했다. 발렌시아와 레알 마드리드의 2017~2018 스페인 라리가 21라운드 경기를 관전하기 위해서였다. 세계적인 선수들의 플레이를 직접 두 눈으로 보고 느끼라는 의미가 담긴 황선홍 감독이 강력하게 추진한 관전이었다. 경기는 호날두의 멀티골을 앞세운 레알 마드리드의 4대1 완승으로 끝났다.

경기 후 서울 유스 출신 유망주, 박민규는 서울 공식 SNS를 통해 "같은 포지션인 마르셀루의 움직임을 많이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상호는 모드리치가 가장 인상 깊었다고 했다. 최고의 선수들을 관전하며 동기부여와 자극을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한 달간의 긴 스페인 전지훈련을 소화 중인 서울 선수단은 7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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