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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우라 가즈요시(51·요코하마FC)가 내년에도 '현역'으로 뛴다.
그렇다고 해서 미우라가 '특별대접'을 바란 것도 아니다. '젊은 선수들에게 지고 싶지 않다'며 사비를 털어 진행하는 개인 훈련은 빙산의 일각이다. 훈련장에 가장 먼저 나와 똑같은 훈련 프로그램을 소화하고도 '부족하다'며 개인 훈련을 따로 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훈련장, 경기장을 찾는 팬들과 거리낌없이 만나고 구단에 도움이 될 만한 언론 접촉도 마다하지 않는다. 아들 뻘 후배 선수 역시 '동료'로 대접할 뿐 권위의식은 찾아볼 수 없다. 프로의 가치와 자세를 알려주는 '선생님'과 같은 존재를 구단에서 마다할 리 없다.
30년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K리그, 그동안 수많은 베테랑들이 이야기 꽃을 피웠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구단에선 '고액 연봉자', 선수단에서는 '길을 비켜주지 않는 선배' 정도로 폄하되는 모습이다. 9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의 역사를 쓴 이동국(39·전북 현대)의 경우를 보자. 지난 2015년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자 시선이 곱지 않았다. '은퇴를 앞둔 포석이 아니냐'는 왜곡된 해석이 난무했다. 그의 예능 출연으로 K리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긍정적 측면에 대한 평가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이러한 왜곡된 시선과 환경 속에서는 '노장의 가치'에 대한 발전적 고민이나 새로운 '도전'에 대한 베테랑의 적극적 자세를 기대하기는 힘들다.
'팬들이 스스로 그라운드를 찾고 아낌없이 지갑을 열 수 있는 풍토를 만들자'는 구호가 수 십년째 공허하게 메아리치고 있다. 이제는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변화를 꾀해야 할 때다.
스포츠2팀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