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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듀2017]10가지 '말'로 돌아본 한국 축구 업&다운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7-12-27 00:15


'다사다난', '롤러코스터'라는 수식어가 딱 맞다.

2017년 한국 축구, 걱정 속에 출발해 절망까지 갔다가 최후의 순간 비로소 웃었다. 순간마다 메아리친 말 속엔 '희로애락'이 담겨 있었다. 팬들을 웃고 울게 만들었던 말들을 통해 올해 한국 축구를 되돌아봤다.

"영입하려고 보니 강원이 다 데려갔더라. 다음 선수들은 제주가 데려갔고…"-최강희 전북 감독(2월 24일)

올초 K리그 이적시장의 주인공은 강원과 제주였다. 강원은 '준국가대표급' 선수를 싹쓸이 했고, 제주는 알짜 영입으로 몸집을 불렸다. 최강희 감독은 푸념을 했지만 왕좌는 '절대1강' 전북의 몫이었다. ACL 출전을 바라보던 강원은 그룹A 진입에 만족했고, 제주는 전북의 아성을 넘지 못했다.


"승격 확정하고 우리 선수들과 '부산 갈매기' 한 번 부르겠습니다"-故 조진호 감독(2월 28일)

유쾌한 웃음으로 각오를 밝혔던 고인의 바람은 이뤄지지 못했다. 지난 10월 9일 급성 심정지로 별세한 그의 소식은 한국 축구를 눈물짓게 했다. 거침없는 도전정신과 쾌활함을 잃지 않았던 그의 추억은 많은 이들의 심금을 울렸다. 국내 뿐만 아니라 국제축구연맹(FIFA) 등 세계 축구계도 고인을 추모했다.

"어떤 전술로 나갔어야 할지 내가 묻고 싶다"-울리 슈틸리케 전 A대표팀 감독(3월 23일)

'창사 참사'로 기억되는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중국전 0대1 패배 뒤 울리 슈틸리케 전 A대표팀 감독이 내놓은 '변명'이었다. 사드 문제로 깊어진 한-중 갈등 속에 슈틸리케호는 부진을 뚫겠다고 다짐했지만 시종일관 무기력한 모습을 보인 끝에 패배의 쓴잔을 들이켰다. 슈틸리케호 '좌초'의 결정타가 된 순간이었다.



"여자 선수들의 투혼을 남자 선수들도 배웠으면 좋겠다"-김호곤 전 대한축구협회 부회장(4월 9일)

여자 대표팀은 1990년 남북통일축구 이후 27년 만에 평양 원정에 나서 2018년 레바논 여자아시안컵 겸 2019년 프랑스여자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출전권을 따냈다. 5만 관중의 일방적인 응원을 등에 업은 북한 선수들과 신경전까지 불사하며 1대1 무승부를 일궈낸 '투혼'은 박수를 받기에 충분했다.

"감독님 부임 후 첫 전술 실험에 만족한다"-기성용(6월 7일)

졸전과 재신임에도 슈틸리케호는 휘청였다. 카타르전을 앞두고 가진 이라크와의 평가전에서 0대0으로 비겼지만 분위기는 '패배'와 다름없었다. 1주일 뒤 승리를 다짐하고 나선 카타르전에서 슈틸리케호는 2대3으로 패하며 스스로 벼랑 끝으로 향했다. 한때 '갓틸리케'라는 별명까지 얻었던 슈틸리케 감독은 쓸쓸히 발걸음을 옮겨야 했다. 성적 부진으로 한국 사령탑에서 물러난 슈틸리케 감독은 9월 중국 프로축구 톈진 테다 지휘봉을 잡았다.

"마음 같아서는 '빠따' 들고 싶었다"-김남일 코치(7월 13일)

슈틸리케호가 좌초되고 신태용 감독 체제로 재편된 A대표팀의 첫 화두는 '투혼 주입'이었다. 신 감독의 경험 뿐만 아니라 차두리 김남일 등 '선배'들도 러시아행 달성을 위해 뭉쳤다. 간절함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던 A대표팀을 향해 던진 김 코치의 '일침'은 9회 연속 본선 진출이라는 결과물로 돌아왔다.


"2002년 한-일월드컵 영광 재현은 어렵다"-거스 히딩크 전 감독(9월 14일)

러시아행을 확정 지은 뒤에도 A대표팀은 '격랑 속'이었다. 본선행 확정 직후 불거진 때아닌 '히딩크 광풍'은 A대표팀을 막 위기에서 건져낸 신 감독을 더욱 힘들게 만들었다. 논란의 중심인 거스 히딩크 감독이 입장을 밝혔음에도 축구협회 수뇌부 사퇴 및 쇄신 결정이 이뤄질 때까지 계속됐다.

"제가 오래 뛰면 한국축구 미래가 어둡다는 이야기를 듣는다."-이동국 (10월 29일)

슈틸리케 감독은 대표팀 경질 뒤 중국으로 건너가 "이동국 같은 선수가 아직까지 뛰고 있는게 한국 축구의 문제점"이라고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그러나 이동국은 실력으로 되받아쳤다. 9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과 프로축구 개인 첫 200호골 달성으로 소속팀 전북에게 '다섯번째 별(우승)'을 안긴 뒤 이동국은 밝게 웃으며 농을 쳤다.


"방패막이는 더이상 됐다. 신뢰를 되찾겠다"-홍명보 대한축구협회 전무(11월 17일)

축구협회의 쇄신은 파격적이었다. 홍명보 전 A대표팀 감독, 박지성에게 중책을 맡겼다. '스타들을 방패막이로 활용한다'는 비난에 홍명보 전무는 '신뢰 회복'을 전면에 내걸면서 쇄신 의지를 고스란히 드러냈다.행정가로 귀환한 '한-일 월드컵 4강 주역'의 발걸음은 새해 화두 중 하나다.

"산책 세리머니, 더 하고 싶었다"-염기훈(12월 16일)

신태용호의 반전은 드라마틱했다. 일본의 심장 도쿄에서 38년 만에 4대1로 대승하며 2017년 동아시안컵 우승,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러시아월드컵 본선을 향하는 신태용호에게 분 '순풍'이었다. 쐐기골의 주역 염기훈은 왼발로 쐐기골을 터뜨린 뒤 2010년 5월 일본전 결승골 뒤 나온 박지성의 '산책 세리머니'를 재현하며 승리를 자축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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