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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도민구단은 K리그의 아픈 손가락이다.
수원FC의 내실 있는 노력은 의미 있는 결실을 맺었다. 2015년 기적의 드라마로 꽃을 활짝 피웠다. 이랜드, 대구, 부산을 연파하며 아무도 예상치 못한 승격에 성공했다. 물론 한 시즌만에 챌린지로 내려섰지만, 수원FC의 거침 없는 도전은 찬사를 받았다. 강팀을 상대로도 물러서지 않고 '막공(막을 수 없는 공격)'을 펼쳤다. 이재명 성남 시장과 염태영 수원 시장의 SNS 설전 속 탄생한 '깃발더비'는 2016년 클래식에서 가장 성공한 마케팅 카드였다. '가장 아쉽게 강등한 팀'이라는 평가 속 수원FC는 재승격이라는 목표를 향해 다시 뛰었다. 백성동 서상민 정 훈 등 스타급 선수들을 영입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2017년 수원FC는 완전히 무너져버렸다. 6위라는 성적표를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다. 꿋꿋하게 자기 길을 걸었던 수원FC은 내우외환에 시달렸다. 다른 시도민구단과 다를 것이 없이, 어쩌면 더 급격하게 정치라는 소용돌이 속에서 흔들렸다. 시작은 조덕제 감독의 사임이었다. 전신인 수원시청부터 팀을 이끌며 지역내 신망을 얻던 조 감독은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문제는 그 후였다. 후임을 물색하는 과정에서 여러 잡음들이 들리기 시작했다. 구단은 철저히 배제됐다. '지역내 유력 국회의원이 특정 감독을 지지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파다하게 퍼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년 팀 구성에 대한 고민을 이어가던 A씨는 이달 초 결국 사표를 던졌다. 표면상 사임이었지만, 보이지 않는 정치적 알력이 있었다는 것이 수원FC 관계자들의 주장이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시 분위기가 어수선한 가운데 일부 정치인들이 수원FC의 자리를 노렸고, 이를 위해 A씨를 제거하려 했다는 것이다. 이들은 정치 논리 속 수원시의 압력도 있었다고 외치고 있다. A씨는 입을 꾹 다문 채 팀을 떠났다.
계속된 내홍 속에 수원FC는 더욱 흔들리고 있다. 이미 몇몇 직원들은 사직을 고려 중이다. 사람이 미래다. 사람을 놓치는 팀에 미래는 없다. 인재 대신 낙하산, 축구 대신 정치가 들어서면 희망은 슬그머니 빠져나간다. 기존 시도민구단들이 비정상의 길에 들어선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작금의 수원FC 행보는 기존 시도민구단들의 몰락 과정과 다를 바 없다.
스포츠2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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