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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누라는 바꿔도 팀은 바꾸지 않는다.'
지금이야 어느 정도 자리잡았지만, 지역연고제는 K리그의 가장 아픈 부분이었다. 출범 초기 정부에서 지역감정을 유발한다는 이유로 제대로 된 연고 개념을 심을 수 없었다. 게다가 한국에서 축구는 대표팀의 인기에 기반한 내셔널리즘 마케팅에 기대왔다.
기류를 바꿔야 했다. '내 팀'을 만드는 것이 먼저였다. '내 팀'이 없는 프로스포츠에 미래는 없다. 모든 프로 구단은 연고지 팬들과의 유대를 기본 목표로 한다. 팬들은 '내 팀'을 위해 성원을 보내고, 지갑을 연다. 그래야 자생의 길도 찾을 수 있다. 연고지를 뿌리 내리는 것이야 말로 K리그를 넘어 한국 축구의 기초체력 발전을 위한 가장 중요한 키워드다.
연맹은 프로축구단이 펼치는 CSR활동의 수혜자가 2022년까지 대한민국 국민의 10%에 해당하는 총 500만 명이 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CSR이란 현재 각 구단에서 펼치고 있는 축구교실이나 봉사활동, 기부활동, 경기장 초청 등을 비롯해 선수와 구단직원이 활발히 참여할 수 있는 유·청소년 학교 행사, 지역 활동 프로그램, 지자체와 연계한 각종 캠페인, 교육사업 등을 모두 포함한다.
사실 이전에도 구단 개별 차원에서 CSR이 이어져 왔다. 하지만 기업 혹은 지자체가 하는 '봉사'의 개념이 더 컸다. 연맹은 중구난방으로 진행된 각 구단별 CSR를 'K리그'라는 브랜드로 통합, 재편했다. 단순한 축구경기 이상의 가치를 제공하고, 프로스포츠의 사회공헌 문화 정착에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K리그의 경기장 내외의 지속적인 소통을 위해서였다. 무엇보다 적극적인 연고지 밀착을 통해 지역민 사이에 '내 팀'이라는 의식을 고취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연맹은 이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섰다. 급여 1% 기부, 사랑의 연탄봉사 등 K리그 하면 즉각 떠오르는 대표적 사회공헌 활동을 선정, 이행했다. 각 구단별 목표 및 비전을 공유하고, 사회공헌의 운영에 필요한 인원과 장기적인 관점을 공유할 조직을 운영했다. CSR 정보 공개를 통해 투명한 신뢰 기반을 구축하고, 연간 활동 데이터를 정량적으로 측정해 보고서를 발행했다. 팬 프렌들리상을 제정해 각 구단별 자발적인 CSR을 참여, 독려했다.
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각 구단은 적극적으로 CSR에 나서고 있다. 처음에는 어색해 했던 선수들도 자연스럽게 참여하고 있다. 구단별 대표 CSR도 생겼다. 서울은 지자체와 협업한 서울시내 순수아마추어 축구클럽 대항전인 '서울컵' 대회를 운영 중이고, 수원은 연고지역 응원업소 '블루하우스'를 만들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전북, 대구, 포항, 제주 등은 다양한 지역 축제 참여는 물론 축구클리닉 활동으로 축구저변을 넓히고 있다. 올해 적극적인 CSR에 나선 제주는 2017년 팬프렌들리상의 영예를 안았다.
연고개념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지역민들에게 다가가기 위한 CSR은 그래서 더욱 유의미 하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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