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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못잖았던 챌린지, '명승부'는 감초였다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7-09-10 20:55



"오늘 '빅매치'입니다. 기대할만 합니다."

10일 부천종합운동장. 부천-성남 간의 2017년 KEB하나은행 K리그 챌린지(2부리그) 29라운드에 앞서 만난 축구계 관계자는 불쑥 이런 말을 던졌다.

순위표를 보면 '빅매치'라는 표현이 걸맞았다. 부천(승점 43·42득점)과 성남(승점 43·31득점)은 어깨를 맞댄 3, 4위였다. 하지만 '챌린지'에서 '빅매치 다운 풍경'이 펼쳐질 지는 의문이었다. 텅빈 관중석에서 '그들만의 리그'처럼 묵묵히 경기를 펼치는 선수들의 풍경을 머릿속에 그렸다.

경기 시작 휘슬이 울리자 별천지가 펼쳐졌다. 관중석에는 치킨박스를 들고 경기장을 찾은 가족부터 양팀 유니폼을 맞춰 입은 서포터스까지 꽤 많은 수의 관중이 모였다. 이들이 뿜어내는 열기도 '클래식' 급이었다. 양쪽 골대 뒤에 자리 잡은 부천, 성남 서포터스의 응원 구호가 시종일관 귀를 때렸다. 클래식, 챌린지를 통틀어 열성적으로 소문난 양팀 서포터스 다운 풍경이었다. '미래의 주고객'인 많은 어린이-청소년 팬들이 경기장을 찾은 것도 인상적이었다.

클래식 부럽잖은 챌린지 팀들의 숫자는 상당하다. 10일 현재 챌린지 8개 구단이 경기당 평균 관중에서 클래식팀인 강원(평균 2008명), 상주(1900명)를 앞선다. 이날 홈경기를 치른 부천도 28라운드에서 '무관중 징계'를 받았으나 평균치는 비슷한 수준이다.

선수들은 명승부로 화답했다. 홈팀 부천이 조수철, 호드리고의 연속골을 앞세워 앞서가자 성남은 홀로홉스키의 중거리포 두방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후반 19분 부천 문기한이 승부를 결정짓는 그림같은 오른발 프리킥골을 터뜨리자 열기는 정점에 달했다. 적어도 이날 만큼은 챌린지가 클래식 부럽지 않은 '빅매치'다운 그림을 그렸다.

앞서 수원FC와 안산, 아산을 연파했던 부천은 성남전에서 3대2로 승리하며 4연승 신바람을 냈다. 승점도 46이 되면서 2위 부산(승점 56)과의 간격을 좁히는데 성공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부천과 같은 승점 43을 기록 중이던 성남은 두 골 차를 따라붙는 집념을 보였지만 뒷심부족으로 결국 승점 추가에 실패하며 4위 자리를 지키는데 만족해야 했다.

한편, 대전은 같은날 가진 아산과의 챌린지 29라운드에서 후반 43분 김찬희의 동점골과 종료직전 터진 황인범의 극장골에 힘입어 2대1로 역전승 했다. 아산은 5위(승점 38), 대전은 최하위(승점 22)를 유지했다.


부천=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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