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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FC가 내년 시즌 홈 경기를 춘천에서 치른다.
춘천송암스포츠타운은 지난 2009년 개장한 다목적 경기장이다. 2만석의 좌석에 최대 2만5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다. 육상트랙이 깔려 있어 평창알펜시아스타디움에 비해 가시성은 떨어진다. 천연잔디가 깔린 그라운드 상태는 평창과 비슷한 수준이다. 강원도 내에서는 강릉, 정선과 함께 야간조명시설이 갖춰진 구장이기도 하다. 당장 홈경기를 치러도 문제가 없다.
행정, 운영 면에서도 춘천행의 장점은 상당하다. 춘천은 강원도 행정을 총괄하는 강원도청 뿐만 아니라 강원FC 최대주주인 강원도체육회의 소재지다. 강원FC는 2009년 창단 이후 도청, 체육회와의 소통을 위해 춘천사무소를 운영해왔다. 구단 행정 이전에 대한 부담이 적을 뿐만 아니라 유관단체와의 소통도 강화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관중 증가? 낙관은 금물이다
이럼에도 강원FC의 춘천행이 '양날의 검'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만만치 않다. 구단 수익과 직결될 관중동원 문제를 해결하는 게 가장 큰 과제다. 강원은 올 시즌 전반기 평균 유료관중 순위에서 1355명을 동원하는데 그쳐 K리그 클래식 12팀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지난 14일 공시된 강원FC 반기보고서엔 30억원의 적자와 123억원의 미결손처리금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폰서 수입은 상당했으나 관중동원에 실패하면서 적자폭이 늘었다는 분석이다.
춘천은 수도권과 대중교통 연계가 좋은데다 관광지로도 인기를 끄는 지역이다. 인구수 역시 도내 최대인 원주(34만여명)에 이은 2위(28만여명)다. 관중동원 뿐만 아니라 마케팅을 통한 안정적인 수입을 원하는 강원FC 입장에서는 잠재가치가 큰 시장이다.
문제는 춘천에서 거둔 성적표가 신통치 않다는 점이다. 지난 2009년부터 2016년까지 강원FC는 춘천에서 총 33차례 홈 경기를 치렀다. 창단 원년인 2009년 4차례 홈경기서 총 4만9747명, 경기당 평균 1만2436명을 불러 모았다. 그러나 이듬해 5경기서 2만1841명(평균 4368명)으로 수직추락한 뒤 매년 하향곡선을 그렸다. 챌린지(2부리그) 강등 첫 시즌인 2014년엔 7경기서 3286명, 평균 469명을 모으는데 그쳤다가 이듬해(2경기 3488명·평균 1744명) 반전했으나, 가장 최근인 지난해(3경기 4090명·평균 1363명)엔 다시 하락했다. 시 외곽에 위치한 경기장 여건상 대중교통보다는 자가용 위주 접근이 우세하나 도로상황이 좋지 않다는 의견이 많았다. 춘천이 수도권 및 원주와의 연계는 좋지만 경기장까지의 실질적 접근성과 지속적 팬 유입이 가능한 마케팅을 어떻게 펼쳐나가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강원 팬들은 춘천 이전 소식이 전해지자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나타내고 있다. 춘천에서 새롭게 출발하는 강원FC. 성공 여부는 성적과 마케팅 노력에 의해 좌우될 전망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