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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 속 K리그 클래식 6강 전쟁, '보는 이'·'뛰는 이' 피가 마른다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7-08-07 18:28




K리그 클래식 상위권 순위 싸움이 안개 속이다.

클래식 무대는 오는 10월 1일까지 정규리그 33라운드를 치른 뒤 둘로 갈라진다. 1~6위가 안착할 그룹 A는 '천국'이다. K리그 챌린지(2부 리그) 강등 걱정없이 K리그 우승과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진출을 위해 힘을 집중하면 된다.

반면, 7~12위가 포함될 그룹 B는 '지옥'이다. 각 구단들의 곡소리가 심해진다. 강등을 피하기 위한 전쟁에 올인해야 한다.

일단 우승 경쟁은 더 치열해졌다. '1강' 전북이 승점 50점(15승5무5패) 고지를 선점하면서 단독선두 질주와 우승이 확실해 보였다. 그러나 현실은 시나리오대로 흐르지 않았다. 지난 6일 전북이 '현대가 더비'에서 울산에 0대1로 덜미를 잡혔다. "이젠 전북다운 색깔, 즉 '닥치고 공격(닥공)'을 펼치겠다"던 최강희 전북 감독의 전략이 먹혀 들지 않았다. 다득점에서 2위인 수원, 3위 울산과의 승점 차는 4점이다.

전북이 긴장하지 않으면 언제든지 뒤집힐 수 있는 격차다. 수원은 최근 7경기에서 6승1무로 승점 19점을 따냈다. 순위도 수직상승했다. 시즌 초반 11위까지 떨어졌던 수원은 4~5월 중위권으로 올라선 뒤 지난달 중순 상위권인 2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4경기 연속 멀티 골을 쏘아올린 조나탄 효과를 톡톡히 봤다. 특히 지난 5일 광주전 결승골의 주인공도 조나탄이었다. 수원은 지난해 갑작스런 성적 부진으로 팬들의 비난을 받았지만 2014년 제일기획으로 인수된 이후에도 꾸준히 전북과 우승경쟁을 펼쳤던 팀이다. 수원이 스플릿시스템 가동 전까지 전북과의 현재 격차를 유지하거나 더 줄일 경우 지난해 최종전에서 전북을 꺾고 우승한 FC서울 같은 역전 드라마를 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수원은 올 시즌 전북에 유독 약했다는 점이 변수다.


사실 실익은 울산이 가장 많이 챙겼다. 다득점 없이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는 것이 아이러니컬하지만 강한 집중력과 강력한 수비력이 원동력이 되고 있다. 에두, 김신욱 이동국, 조나탄 등 전북과 수원처럼 대형 스트라이커가 없는 가운데서도 오르샤, 이종호 등 소총부대의 빠른 역습으로 맞서고 있다. 스플릿시스템이 가동되면 울산은 더 많은 승점을 따낼 가능성이 높다. 강자에게 강했다. 수원에 2승1무로, 전북과 1승1무1패로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복병은 제주와 서울, 강원이다. 제주는 여름만 되면 주저앉는 경우가 잦았다. 그러나 최근 6경기에서 4승1무1패로 강해진 이유는 역시 식지 않는 공격력이다. 다만 7일 현재 그룹 A 후보인 강팀들과의 맞대결에서 약했다. 제주가 강했던 상위 팀은 전북이었다. 두 경기 모두 이겼다.

서울은 홍길동 페이스다. 올 시즌 강팀에 강하고, 약팀에 약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룹 B에 있던 순위를 7월 중순부터 그룹 A로 끌어올렸지만 불안감은 여전하다. 그나마 데얀이 살아난 공격력이 불을 뿜고 있지만 변수는 수비력이다. 올 시즌 무실점 경기가 25경기 중 7경기밖에 되지 않는다.


지난달 초까지 ACL 진출까지 바라볼 수 있는 순위까지 올라섰던 강원은 최근 들쭉날쭉한 경기력으로 순위가 6위까지 밀렸다. 그 동안 벌어놓은 승점 때문에 아직 반등의 여력은 남아 있지만 동력이 강해 보이지 않는다. 시즌 초반 우려됐던 백업 전력의 부실함이 고스란히 노출되고 있다. 주전선수들이 시즌 마지막까지 버텨줄 수 있을지 의문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A대표팀 조기소집으로 8월 말 2주간 휴식을 취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강원에는 희소식이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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