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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20→A대표 성장, 축구협회 관리에 달렸다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7-05-31 19:50



엘리트 축구선수의 성장과정은 단계가 있다. 각급 연령별 대표를 거쳐 A대표로 올라선다. 물론 예외도 있다. '아시아 축구의 별' 박지성(36·은퇴)이다. 유소년 때는 주목받지 못하다 스무살 성인이 돼서야 태극마크를 처음 달았다. 하지만 대개 어렸을 때부터 주목받았던 자원들이 한국 축구를 이끈다. 이게 일반적인 모습이다.

하지만 이상기류가 엿보인다. 최근 6년 사이 20세 이하(U-20) 대표가 A대표로 이어지는 비율이 현격하게 줄어들고 있다. 2003년부터 2009년까지 네 차례 참가한 U-20월드컵 주전 멤버는 절반 이상이 A대표로 발탁됐다. 그 중에서도 2007년 캐나다와 2009년 이집트 U-20월드컵 멤버가 황금세대로 꼽히고 있다. 2007년에는 '쌍용' 기성용(스완지시티)-이청용(크리스탈 팰리스)이 탄생했고, 2009년에는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김보경(전북) 홍정호(장쑤 쑤닝) 김승규(빗셀 고베) 등 스타들이 알을 깨고 나왔다. 이들은 지난 10년간 주축 선수로 A대표팀을 이끌고 있다.

하지만 2011년 콜롬비아 대회 때부터 기류가 바뀌기 시작했다. 최종명단에 이름을 올린 21명 중 A대표가 된 선수는 7명이었지만 6년이 흐른 현재 살아남은 선수는 두 명(장현수 김진수)에 불과하다. 2013년에는 더 심각했다. 터키 대회에 나섰던 멤버 중 오직 권창훈(디종) 만이 A대표팀 부름을 받았다. 이창민(제주)도 4년이 지난 올해가 돼서야 첫 발탁의 기쁨을 맛봤다.

이처럼 'U-20월드컵→A대표' 발탁이 감소한 원인은 다양하다. 너무 이른 해외진출에 따른 부작용, '숲'이 아닌 '나무'만 바라보는 국내 프로팀들의 무사안일한 정책, 대학의 부실한 인프라와 관리로 인한 자연소멸 등이다. 하지만 이 모든 원인이 초래하는 결과는 결국 선수들의 경기력 저하다. 호평 받던 기량이 발전하지 못하고 멈추거나 오히려 퇴보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자연성장의 선순환 구조가 위협받고 있는 시점. 대한축구협회의 역할이 중요하다. 지난 30일 포르투갈에 패해 진한 아쉬움 속에 대회를 마감해야 했던 U-20 자원들을 꾸준하게 성장시켜야 한다는 얘기다. 특히 협회 기술위원회에서 관리를 해야 당장 2018년 러시아월드컵 뿐만 아니라 2020년 도쿄올림픽, 2022년 카타르월드컵까지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다.

비록 아쉽게 16강에서 멈췄지만 이번 대회는 자원 발굴이란 성과가 있었다. 백승호(바르셀로나 B) 이승우(바르셀로나 후베닐 A) 조영욱 송범근(이상 고려대) 정태욱(아주대) 등 자신만의 색깔을 갖춘 선수들이 매력을 어필했다.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이 끝난 뒤 평가전마다 불러 A대표로 성장시켜가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기성용 이청용 김보경 등도 갓 스무살을 넘긴 시점에서 당시 2010년 남아공월드컵을 준비 중이던 허정무 감독이 과감하게 중용해 사상 첫 월드컵 16강 진출이라는 쾌거를 달성했다.

한국 축구는 지난 5년을 되돌아보면 세대교체가 좀처럼 이뤄지지 않았다. 기존 '홍명보의 아이들'로 불린 황금세대가 건재한 것도 이유지만 이젠 이들도 벌써 20대 후반이다. 갑작스러운 공백을 막기 위한 자연스런 세대교체가 필요하다.

역대 최약체로 평가받았던 이번 신태용호. 비록 목표 달성에 실패했지만 지금은 끝이 아닌 시작이다. 또 다른 황금세대를 키워가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시점이다.10년 뒤를 내다보는 협회의 장기적인 플랜이 필요하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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