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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첫 태극마크' 황일수 "초6때 꾼 꿈을 서른 넘어 이루네요"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7-05-22 14:27



"초등학교 6학년부터 꾼 꿈을 서른 넘어서 이루네요."

'황볼트' 황일수(30·제주)는 시종 웃었다. 그토록 꿈꾸던 태극마크가 현실이 됐다. 황일수는 22일 발표된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카타르와의 8차전에 나설 24인의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황일수는 스포츠조선과의 통화에서 "오전에 훈련하고 와서 핸드폰을 보니까 엄청 연락이 많이 왔더라"며 "처음에는 당황스러웠다. 솔직히 내가 아닌 다른 동료들의 이름이 계속 거론되서 기대 안했는데 기쁘기도 하고 설레기도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황일수에게 태극마크는 특별함이자 간절함의 의미였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축구를 시작한 황일수는 그 흔한 청소년 대표 한번 선발된 적이 없다. 뼈를 깎는 노력으로 K리그에서 알아주는 특급 윙어가 됐지만 태극마크는 언제나 다른 이의 몫이었다. 황일수는 "대표팀에 처음 승선되서 너무 기쁘다. 초등학교 6학년때 선수가 된 후 계속해서 대표 선수가 되는 꿈을 꿨는데 서른이 넘어서야 대표팀 선수가 됐다"고 웃었다. 역시 가장 좋아하신 분은 부모님이었다. 황일수는 "제일 먼저 부모님께 연락이 왔다. 아마도 우신 것 같다. 너무 기쁘다고 좋아하시더라"고 했다.

사실 황일수는 깜짝 발탁에 가깝다. 제주에서도 황일수보다는 정 운 안현범 권순형 등이 대표 발탁에 가까운 선수들이라고 했다. 황일수는 "선수들끼리도 이번에는 팀이 잘하고 있어서 한 두명은 가지 않겠나 이런 이야기를 했다. 작년부터 잘했던 선수들이 많아서 나보다는 다른 선수들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슈틸리케 감독의 선택은 황일수였다. 황일수는 슈틸리케 감독 혹은 코치진이 관전한 경기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 황일수는 "의식하지는 않았지만 그때마다 잘 풀린 것은 사실"이라고 웃었다.

황일수는 올 시즌 제주의 공격첨병으로 활약 중이다. 사실 초반에는 고전했다. 측면에서만 뛰었던 황일수는 올 시즌 최전방 공격수로 보직을 바꿨다. 황일수는 "아무래도 투톱으로 뛴 적이 많지 않아서 적응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며 "그래서 연습 때 더 신경을 쓰고, 지난 시즌 팀의 경기 영상을 찾아보면서 움직임을 연구했다"고 했다. 황일수는 제주가 4대0 대승을 거뒀던 전북전부터 조금씩 살아나는 모습이었다. 숨겨진 뒷이야기도 있었다. 황일수는 "여자친구가 전북전을 앞두고 좋은 꿈을 꿨다고 꿈을 사라고 하더라. 진짜 이 때 이후로 경기가 잘 풀리더라"며 "이번 대표팀 선발도 내 꿈때문이라며 여자친구가 막 웃었다"고 웃었다. 황일수는 이 '복덩이' 여자친구와 올해 결혼할 계획이다.

이제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가 된 황일수는 일회성이 아닌 꾸준한 대표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손흥민, 기성용 같은 선수들과 공을 차보고 싶었는데 바람이 이루어졌다"며 "이제 나만의 색깔을 대표팀에서도 보여주고 싶다. K리그 선수들도 해외파 못지 않은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한번이 아니라 꾸준히 대표팀에 드는 선수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황일수의 꿈은 현재진행형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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