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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20]'마성의 삼촌 리더십'신태용호, 신나는 축구는 강하다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7-05-16 23:02





"자, 이리와! 15분 내가 같이 뛰어줄게."

지난 12일, 파주NFC에서 진행된 신태용호의 우루과이전 회복 훈련. '45분 이상', '45분', '25분 이하' 뛴 선수들이 3개조로 나뉘어 맞춤형 훈련을 실시했다. 이승우 백승호 이상민 정태욱 등 45분 이상 뛴 선수들은 러닝으로 가볍게 몸을 풀었다. 신 감독이 손짓했다. "이쪽으로 와. 15분 내가 같이 뛰어줄게."

통상 러닝은 코치들과 함께한다. 신 감독이 직접 나서서 선수들과 15분간 발을 맞췄다. 스무살 청춘들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다. 우루과이전 선제골 직후 신 감독 품에 안겼던 '바르샤 골잡이' 이승우는 감독 옆에 딱 붙어 뛰었다. 격의없는 농담에 이따금씩 폭소가 터졌다. 15분 러닝 후 이어진 스트레칭, 신 감독이 선수들에게 물구나무 시범을 보이는 장면이 목격됐다. 감독님의 '몸개그'에 백승호가 '푸핫' 웃음을 터뜨렸다. 회복훈련 후 수다 삼매경이 이어졌다. 감독과 선수들이 둥글게 둘러앉아 오랫동안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눴다.

신태용호는 유쾌하다. '신나라 코리아'라는 슬로건처럼 흥겨운 에너지가 넘친다. 훈련장으로 나올 때면 대형 블루투스 스피커를 든 골키퍼 송범근이 앞장을 선다. 훈련장과 라커룸에서 'DJ'를 자처한다. '흥신흥왕' 이승우는 시도 때도 없이 몸을 흔든다. 훈련에 나서는 '주장' 이상민의 구호는 "오늘도 재밌게 하자!"다.

선수 시절부터 '여우'로 통했던 신 감독은 소통과 밀당에 능한 사령탑이다. 어린 선수들의 마음을 움직일 줄 안다. 성남 일화 시절 무명의 1년차 신인들을 데리고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하고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4강 신화를 쓴 비결은 마성의 리더십이다. 그 리더십이 이번에도 힘을 발휘하고 있다. 선수들은 감독에게 스스럼없이 자신의 생각을 말한다. 경기장에서 자신감 넘치는 공 돌리기를 시전하고, 예측불허의 창의적인 패스를 찔러넣는다.

풀어줄 때 풀어주지만, 정곡을 찌르는 '돌직구' 조언도 서슴지 않는다. 훈련 전 미팅은 진지하다. 전날 경기의 보완점을 세밀하게 복기한다. 도전적인 플레이는 칭찬하되 과욕으로 인한 무리한 플레이는 경계한다. 평가전 직후 훈련에서 신 감독은 팀 미팅에서 "본인 욕심이 아닌 팀을 위한 판단을 해야한다. 무모한 판단이 승리를 날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청춘의 꿈과 승부욕도 자극했다. "우리의 공개적인 목표는 8강이지만 나도 너희도 거기에 만족할 수 없다"면서 "8강과 4강은 어마어마한 차이"라고 강조했다. "우승해본 사람 손들어봐" 하자 몇몇 선수들이 번쩍 손을 들었다. "준우승해본 사람!" 더 많은 선수들이 손을 들었다. "준우승과 우승은 하늘과 땅 차이다. 절대 말처럼 쉽지 않다. 평가전, 잘했지만 무엇을 보강할지 어떻게 더 나아갈지 생각하자"며 선수들의 투혼을 독려했다.


2017 FIFA U20 월드컵 코리아에 출전하는 U-20 축구국가대표팀 선수들이 15일 오전 파주 축구트레이닝센터에서 포토데이를 열었다.신태용 감독과 이승우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파주=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7.05.15/

사진제공=KFA

2017 FIFA U20 월드컵 코리아에 출전하는 U-20 축구국가대표팀 선수들이 15일 오전 파주 축구트레이닝센터에서 포토데이를 열었다.선수들이 패기 넘치는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파주=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7.05.15/

20세 이하 대표팀 미드필더 한찬희 가족과 신태용 감독  사진제공=KFA

이승우 부모님과 형이 함께 파주 바비큐 파티를 즐기고 있다.  사진제공=KFA

20세 이하 대표팀 선수들과 선수가족들이 바비큐 파티후 기념 사진을 찍었다. 사진제공=KFA

신태용 20세 이하 대표팀 감독이 선수 및 선수가족 앞에서 20세 이하 월드컵 출격을 앞두고 인삿말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KFA

15일 스승의 날 20세 이하 대표팀 제자들이 신태용 감독과 코칭스태프를 위해 마련한 깜짝 파티. 스승과 제자가 다함께 하트를 그려보였다. 신태용호는 유쾌하다.  사진제공=KFA
'캡틴' 이상민은 신 감독과의 소통을 묻자 '삼촌 리더십'을 이야기했다. "감독님 스타일은 친삼촌처럼 친근하신 분이다. 소통을 편하게 해주신다. 감독님이라기보다 삼촌처럼 가깝게 편하게 이야기하고 선수 누구나 자기 생각을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신다. 감독님으로서 권위를 내세우시기보다 따뜻하게 잘해주신다."

신 감독의 장남 신재원(19·고려대)이 이들 또래니 어쩌면 '삼촌'이라는 말은 정확하다. 축구선수 아들을 둔 신 감독은 선수들을 '아들' 보듯 편하게 소통한다. 14일 세네갈과의 최종 평가전 직후 선수 부모님과 가족들을 파주로 초대했다. 선수 부모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안다. 가족을 위해 신나는 바비큐 파티를 열었다. 가정의 달, '태극마크' 아들과의 만남은 부모에게 자랑이 됐다. 부모님과의 만남은 선수들 모두에게 큰 동기부여가 됐다. "자만심보다 자신감을 갖고 임하면 우리가 하고 싶은 즐거운 축구를 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신 감독의 확신에 찬 일성이다.


15일 파주NFC에서 열린 포토데이, 발칙한 청춘들은 식상한 기존의 대열을 벗어나 자유로운 포즈로 뜨거운 함성을 내질렀다. 역대 20세 이하 대표팀 가운데 가장 개성 넘치고, 가장 유쾌한 팀인 것만은 분명하다.

20일 오후 8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대한민국 청춘들의 신나는 축구, 행복한 축구가 시작된다.
파주=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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