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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시간이었다. 하지만 이제 시작이다." 최용수 장쑤 쑤닝 감독의 안도였다.
또 다시 먹구름이 드리워지는 듯 했지만 후반 13분 하미레스가 헤딩으로 동점골을 터트리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호재도 있었다 산둥의 미드필더 왕퉁이 후반 22회 경고 2회로 퇴장당했다. 11대10, 장쑤는 수적 우세를 앞세워 공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역전골은 좀처럼 터지지 않았다. 아쉬움의 한숨이 그라운드에 깔리는 순간 극장골이 터졌다. 종료 직전인 후반 48분이었다. 알렉스 테세이라가 극장골을 작렬시키며 마침내 정규리그 첫 승을 터치했다. 리그 9경기 만의 첫 환희였다.
그러나 정규리그는 정반대였다. 8라운드 동안 4무4패로 최하위에 처졌다. 한때 경질설까지 나돌았지만, 쑤닝그룹 회장이 직접 나서 불을 껐다.
최 감독도 마음고생이 심했다. 사실 '슬로 스타트'는 FC서울에서도 있었지만 마지막은 늘 '해피엔딩'이었다. 장쑤는 또 달랐다. 외국인 감독으로의 '슬로 스타트', 심적 고통은 상상을 초월했다. 최 감독은 "지난 시간은 내 감독 경력에서 가장 힘든 때였다"고 할 정도였다.
최 감독은 이날 승리로 1승4무4패(승점 7)를 기록, 최하위를 벗어나 14위로 올라섰다. 강등권에서도 탈출했다.
최 감독은 새 출발을 다짐했다. 그는 "팬들에게 매우 죄송했다. 그러나 팬들이 우리를 떠나지 않고 지지를 보내줬다. 쑤닝호는 다시 출발한다"며 "그동안 선수들이 더 고생했는데, 포기하지 않고 훈련과 생활에서 항상 팀 규칙을 따라줬다. 이제 어떤 선수가 출전하든 모두 경쟁력이 있다는 점도 기쁘다"고 강조했다.
물론 아직 웃을 순 없다. 더 큰 도전도 기다리고 있다. 장쑤는 19일 리그 1위이자 '절대 1강'인 광저우 헝다와 리그 10라운드를 치른 후 24일 상하이 상강과 ACL 16강 1차전을 갖는다.
최 감독의 2017 시즌은 이제 막 스타트를 끊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