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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는 2011년 1월 정몽준 전 대한축구협회장(66)의 FIFA 부회장 선거 낙마 이후 국제축구 중심부에서 멀어졌다. 17년 동안 FIFA 부회장직을 유지했던 정몽준 부회장의 부재 속에 상대적으로 일본과 중동의 입김이 세졌다. 한국 축구는 FIFA에서 사실상 발언권을 잃었다.
8일(한국시각) 중동 바레인 마나마에서 아시아축구연맹(AFC) 총회 FIFA 평의회 위원 선거가 열린다. 여기서 아시아 몫인 평의회 의원 3명(남자)을 선출하게 된다. 정몽규 협회장을 비롯 셰이크 아마드 알 파하드 알 사바(쿠웨이트)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회장, 장지안 중국축구협회 부회장, 마리아노 바라네타 필리핀축구협회장 4명이 입후보했다.
그런데 셰이크 아마드 회장이 최근 갑작스럽게 비리 혐의에 휘말리며 후보를 사퇴하기로 했다. 3자리에 3명의 후보만이 남은 상황. 결국 정몽규 협회장이 무혈입성할 수 있게 됐다. 선거가 큰 의미가 없어진 것이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아직 AFC로부터 어떤 결정 사항도 나오지 않았다. 8일 선거 현장에서 모든 게 정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정몽규 협회장은 막판 선거 준비를 위해 2일 출국했다.
정 회장이 8일 FIFA 평의회 위원으로 당선된다면 한국은 6년 만에 다시 세계 축구의 심장부인 FIFA의 주요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 FIFA 평의회는 FIFA 최고 의결기구였던 집행위원회를 폐지하고 새로 구성한 내부 기구다. 기존 위원 수를 종전 25명(집행위원)에서 37명으로 늘렸다. 소수에게 집중됐던 힘을 분산시키자는 차원이었다. 그러면서 아시아 지분도 4명에서 7명으로 늘었다.
그러나 평의회 위원의 파워는 여전히 막강하다. 과거 집행위원과 비교하면 월드컵 개최지 투표권을 총회에 넘겨준 걸 빼고는 권한과 책임이 크게 바뀌지 않았다.
정몽규 협회장은 이번이 두번째 도전이다. 2015년 FIFA 집행위원 선거에서 도전했다가 다시마 고조 일본축구협회장과 텡구 압둘라 말레이시아 축구협회장에 밀려 낙선했다.
이번 선거에서 1명을 뽑는 여자 FIFA 평의회 위원의 경우 북한축구협회 한은경 부회장을 비롯해 4명이 경쟁하고 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