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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연승' 제주, ACL 후유증은 없었다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7-03-19 19:28



제주는 주중 험난한 호주 원정을 다녀왔다.

문제는 일정이었다. 15일 경기를 마친 제주는 호주 애들레이드에서 홍콩을 경유한 후 16일 밤 인천에 도착했다. 제주행 비행기 시간을 맞출 수 없어 인천에서 하루를 머문 뒤 17일에야 제주에 도착했다. 19일 전남전을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은 18일 단 하루 뿐이었다. 주축 선수들을 모두 호주로 데려간만큼 전남전은 체력적 부담 속에서 치를 수 밖에 없었다.

문제는 또 있었다. 사기였다. 조성환 제주 감독은 "애들레이드 경기 후 선수들이 완패한 것처럼 분위기가 다운됐다"고 했다. 제주는 애들레이드와 3대3으로 비겼다. 더운 날씨, 시차, 비행시간 등을 감안하면 승점 1점도 나쁘지 않은 결과였다. 하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아쉬움이 남는다. 두번이나 리드를 잡았지만 버티지 못하고 동점을 허용했다. 조 감독은 "생갭다 선수들의 몸상태는 괜찮다. 선수들이 심리적인 부담감을 어떻게 떨쳐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했다.

하지만 우려했던 후유증은 없었다. 제주는 19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남과의 2017년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3라운드에서 2대0 승리를 거뒀다. 제주는 3연승으로 전북, 서울(이상 승점 7)을 제치고 선두로 뛰어올랐다. 리그로 돌아온 제주는 한층 더 단단한 모습으로 전남을 압도했다. 겨우내 스쿼드 강화에 힘을 쏟은 효과가 그대로 나타났다. 전남전 선발명단에서 애들레이드전 베스트11으로 나선 선수는 단 4명 뿐이었다. 나머지 7명은 아예 원정 명단에서 제외되거나 교체로 뛰었던 선수들이다. 하지만 경기력은 떨어지지 않았다. 특유의 빠른 공격축구는 여전했다. 오히려 몸을 날리는 육탄방어로 전남을 '기'에서도 압도했다.

물론 호주 원정에 나서지 않은 이찬동 김호준 문상윤, 마그노의 활약이 돋보였다. 그 중에서 가장 빛난 이는 이찬동이었다. 이찬동은 투지 넘치는 모습으로 제주에 힘을 불어넣었다. 결승골까지 넣었다. 전반 37분 페널티박스 안 혼전 상황에서 멘디가 밀어준 볼을 침투하며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지었다. 애들레이드전에서 풀타임으로 뛰었던 이창민 오반석 김호준 박진포 등도 집중력을 잃지 않으며 팀 승리를 도왔다. 제주는 후반 40분 황일수가 쐐기골을 넣으며 완승했다.

조 감독은 "현신부터 투쟁까지 힘든 가운데 선수들이 열심히 뛰어줬다. 오늘 같은 승리가 최고의 승리가 아닌가 싶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호주 원정 후유증까지 넘어 귀중한 승리를 챙긴 제주는 초반 순항에 더욱 힘을 얻게 됐다.


서귀포=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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