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하는데 잘 안되네요."
조성환 제주 감독이 쓴 웃음을 지었다. 제주는 25일 태국 전지훈련을 마치고 귀국했다. 하루 훈련 뒤 곧바로 선수들에게 설 휴가를 줬다. 전북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출전 박탈로 당초 2월 7일로 예정된 ACL 플레이오프(PO)를 치르지 않아도 됐기 때문이었다. 제주는 전북이 있던 H조에 배정됐다. 조 감독은 25일 열리는 키치(홍콩)와 하노이(베트남)와의 ACL PO 관전 차 예매해뒀던 항공권도 취소시켰다. 경기 준비에 따른 시간을 벌게된 조 감독은 대신 2월 훈련 스케줄을 짜는데 집중했다.
하지만 휴가 도중 또 한번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날아들었다.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가 지난 28일(한국시각) 홈페이지를 통해 '아시아축구연맹(AFC) 출전관리기구(ECB) 결정에 대한 전북 현대의 제소를 내달 3일까지 처리할 것'이라고 발표한 것. 만약 전북이 ACL에 복귀할 경우, 제주는 다시 키치와의 ACL PO를 치러야 한다. H조에 대한 전력분석과 일정 변화에 따른 동선 등 완전히 새로운 스케줄을 짜놓은 조 감독으로선 난감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조 감독은 "단순히 손해배상의 문제가 아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하는데 계속해서 변수가 생기니까 답답하다. 처음에는 '시간을 벌 수 있어서 잘된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또 다시 바뀌면 준비하는 입장에서나, 선수들 입장에서 혼동이 올 수 밖에 없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조 감독은 여러 채널을 통해 CAS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하지만 만약에 사태에 대해서도 대비하지 않을 수 없다. 조 감독은 "쉽게 번복이 될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일단은 H조에서 플레이하게 될 것이라고 여기저기서 말씀해 주시더라. 하지만 감독 입장에서 결정이 나올때까지 무작정 기다릴 수는 없지 않나. 선수단이 복귀하면 ACL PO 출전을 염두에 두고 컨디션 관리를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다행인 것은 태국 전훈 동안 선수들이 좋은 컨디션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조 감독은 "스쿼드가 두터워지면서 주전 경쟁이 치열해졌다. 선수들도 알게 모르게 신경을 쓰더라. 좋은 신인선수들까지 가세하면서 팀내 분위기가 더욱 경쟁적으로 바뀌었다. 덕분에 짜임새 있는 훈련을 할 수 있었다"고 했다. 멘디까지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서 복귀하는 제주는 일단 최상의 전력을 구축해 놓은 뒤 CAS의 결정에 대비한다는 계획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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